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10월15일 인천시청 애뜰광장에서 수도권매립지 2025년 매립 종료를 선포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박남춘 인천시장이 ‘수도권매립지 연장 사용을 밀어붙이겠다’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에는 매립할 곳이 없다’는 오세훈 후보의 답변은 답답함을 넘어 시장후보로서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한 답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오 후보는 민생당 이수봉 서울시장 후보의 수도권매립지 대책을 묻는 말에 “인천의 쓰레기 매립지가 그동안 잘 운영이 돼 왔는데 인천시가 여기에 난색을 표하면서 지금 상황이 매우 급박해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서울시 내에는 쓰레기를 매립할 장소가 없다. 따라서 협의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그러면 서울이 아닌 인천・경기에 계속 매립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오 후보는 “매립량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협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시장은 “오 후보의 주장은 한마디로 ‘매립량을 줄이기 어렵고, 서울시 내에 쓰레기를 매립할 장소가 없으니 쓰던 대로 계속 쓰겠다’란 이야기”라며 “서울 내부는 강남과 비강남으로, 수도권은 서울과 서울 주변으로 편을 나누는 구태적인 인식 수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또 “지난 2010년이 생각난다.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오 후보가 제1매립장의 사후관리 기간이 끝나면 재사용하겠다는 뜻을 비쳐왔던 것을 저와 인천시민은 잊지 않고 있다”며 “경인운하 사업을 위해 매립지 용지를 판 돈 중 1000억원을 가져가고도 인천에 한 푼도 내어주지 않으려 했던 것 역시 잊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 쓰레기는 버린 곳에서 처리하는 게 환경정의이자 수도권매립지 문제의 핵심”이라며 “인천은 더는 서울, 그리고 수도권을 위한 희생양이 아니다. 2021년에 맞는 오 후보의 생각의 전환, 정책 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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