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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비닐하우스서 숨진 캄보디아 노동자 사인은 간경화”

등록 2020-12-24 16:59수정 2020-12-24 18:00

“동사로 볼 증거 발견 안 돼” 소견
캄보디아 국적 이주노동자가 한파 경보가 내려진 지난 20일 경기 포천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23일 오후 숨진 노동자가 일하던 비닐하우스와 숙소에서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 대표 김달성 평안교회 목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포천/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캄보디아 국적 이주노동자가 한파 경보가 내려진 지난 20일 경기 포천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23일 오후 숨진 노동자가 일하던 비닐하우스와 숙소에서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 대표 김달성 평안교회 목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포천/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강추위 속 경기 포천의 비닐하우스 안 숙소에서 숨진 캄보디아 국적의 여성 노동자의 사인은 간경화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밝혔다.

포천경찰서는 “국과수 부검 결과, 1차 구두 소견으로 ‘사인은 간경화로 인한 합병증으로 보이며, 동사했을 것으로 추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주변인 진술 등을 바탕으로 숨진 ㄱ씨가 평소 간경화 관련 증상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ㄱ씨가 지내던 숙소와 근로 환경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은 지난 23일 현장 조사를 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숙소는 비닐하우스 구조물 내에 지어진 샌드위치 패널 건물로, 방 3개와 화장실, 샤워실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등은 현장 동료 노동자들의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당일 숙소에 난방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ㄱ씨 외 동료 노동자들은 인근 노동자 숙소에서 잠을 잤을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ㄱ씨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20일 포천시 일동면의 한 숙소용 비닐하우스 안에서 캄보디아 국적 30대 여성 노동자 ㄱ씨가 숨진 현장을 동료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현장에서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ㄱ씨는 이불 속에서 니트 재질 옷을 입고 숨져 있었으며, 피를 토한 흔적이 발견됐다.

ㄱ씨는 약 4년 전 한국에 들어와 최근 이 농장에서 채소 재배 등의 일을 해왔다. 그는 내년 1월14일 비자가 만료돼 일단 캄보디아로 돌아간 뒤, 다시 한국에 입국해 일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재입국, 재취업이 가능한 ‘성실 근로자’로, 한국에 돌아와 해당 농장에서 계속 근무하려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ㄱ씨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19∼20일 포천 일동 지역에는 한파특보 속 영하 20도 안팎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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