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진 인천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사망 원인이 독극물로 분류되는 ‘아질산나트륨(아질산염)’ 중독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부검에서 해당 독극물이 검출된 사실과 이를 직접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다.
27일 인천 미추홀구경찰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숨진 ㄱ(17)군 주검에서 아질산염이 치사량(성인 기준 4~6g) 수준으로 검출됐다. ㄱ군은 지난 14일 독감백신을 무료 접종하고 이틀 뒤인 16일 오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질산염은 햄이나 소시지 등의 육가공품을 만들 때 고기의 선홍빛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식품첨가물로, 독성이 강하고 다른 물질과 결합해 발암물질을 만들 위험도 커 다량을 복용하면 사망이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ㄱ군이 아질산염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구매 시기 등은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ㄱ군의 통신기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검색 기록 분석 등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독감접종이나 타살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ㄱ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ㄱ군의 형이라고 밝힌 청원자가 ‘죽은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글에서 “동생은 성적도 전교 상위권이고, 대학교 입시도 거의 마쳐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스트레스가 최소인 상태였다”며 “평소 활동반경도 집, 독서실, 학교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등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1만8000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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