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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마셔도 될까요…수심 깊어진 수돗물

등록 2020-07-20 17:43수정 2020-07-21 02:30

먹는 물 ‘유충 불안’ 전국 확산
인천 ‘166건’ 검출…곳곳서 증가세
경기 일부·서울서 신고 잇따르고
부산·청주까지…외부 요인 추정

아직 ‘정수장서 유입’ 인천뿐이지만
투명 필터 품귀 등 불안감 커지고
활성탄 흡착조 ‘인재’ 가능성 제기
정부, 전국 정수장 긴급점검키로
19일 서울시 중구의 한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19일 서울시 중구의 한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지난 9일 인천 서구 가정집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유충 관련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먹는 물’ 공포 확산 속에 투명 샤워기 필터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고, 정부는 전국 모든 정수장 긴급점검에 나섰다.

인천시는 20일 “19일 서구 16건, 계양구 1건 등 17건이 추가돼 인천지역 수돗물 유충 검출 사례는 지난 9일 첫 발생 이후 모두 166건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는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에서 깔따구류 날벌레가 알을 낳고, 여기서 발생한 유충이 배수관로를 따라 가정집까지 흘러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구·강화·영종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공촌정수장뿐 아니라 부평정수장 수계에서도 유충이 발견되면서 확산되고 있다.

유충 발생 신고는 다른 시·도로 퍼지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19일 밤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샤워를 마친 뒤 욕실 바닥에서 1㎝ 정도 길이에 머리카락 굵기의 붉은 벌레를 발견했다”는 주민 신고를 접수했다. 본부는 조사에 나서 이튿날 “유충 발견 장소의 샤워기, 세면대, 저수조 등 9개 지점에서 수돗물 시료를 채수해 검사를 한 결과 이물질이나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외부 유입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앞서 15~19일에는 경기 화성·시흥·광주·파주 등에서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나왔다”는 신고가 14건 접수됐으며, 부산에서도 14~19일 비슷한 민원이 11건 들어왔다. 충북 청주에서도 ‘유충 민원’ 3건이 제기됐지만, 현장 점검에선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이날까지 정수장이나 배수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었다. 경기 시흥 등 일부 가정에서 발견된 유충은 여름철 하수관 등에서 흔히 발생하는 나방파리 유충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천처럼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신고가 접수된 것과 달리 부산은 간헐적으로 수계가 다른 지역들에서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볼 때 정수장과 배수지에서 유충이 유입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저수조, 가정 물탱크, 가정 내 하수구, 배수구 등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수돗물 유충’ 공포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물이 흐르는 내부가 투명하게 보이는 ‘샤워기 필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도 하다.

수돗물 불안감이 퍼지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전화로 고도정수처리시설 44곳을 포함해 전국 정수장 484곳 긴급점검을 지시했다. 이에 환경부는 정수장 긴급점검에 나서는 한편, 수돗물 유충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고도정수처리 과정에서의 인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염형철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이사장은 “깔따구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들어온 지역이 대부분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된 지역”이라며 “깔따구의 경로가 (고도정수처리를 위해 쓰이는) 활성탄 흡착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활성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미생물이 살아 있게 하는 대신 3~5일씩 세척을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유기물이 끼면서 깔따구 등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정하 최우리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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