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의 ㅎ유치원에서 29일 경찰이 유치원으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녹화영상 등 자료 등이 담긴 상자를 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이른바 ‘햄버거병(HUS·용혈성요독증후군)’까지 유발한 경기도 안산시 ㅎ유치원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도 안산상록경찰서는 29일 오전 10시20분께부터 안산 ㅎ유치원에 수사관 5명을 보내 유치원 내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영상과 급식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인멸에 대한 우려 내용의 고소장이 제출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게 됐다. 자료는 임의제출 형식으로 원장이 동의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당 유치원 학부모 7명은 지난 28일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유치원 원장 ㅂ씨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줄 것과 유치원이 급식 보존식을 일부 보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증거를 인멸한 것은 아닌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유치원은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 6건의 ‘보존식’이 보관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급격히 늘어 유치원 원생 및 교직원 202명 중 114명(29일 오전 현재)이 식중독 유증상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어린이 15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인 이른바 ‘햄버거병’ 증상을 보여 4명이 투석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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