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코로나19 위기 속 박원순-이재명이 주고받는 ‘핑퐁’…최종 승자는?

등록 2020-05-15 12:05수정 2020-05-15 13:42

[송경화의 올망졸망]
재난지원금에 박 “저소득층”, 이 “전 도민”
이태원발 확산에 박 “집합금지 명령”하자
이 “집합금지에 대인접촉 금지까지” 강조
사실상 1년 남은 대선 본격 레이스 두고
지자체장 예비후보들 존재감 경쟁 ‘활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이태원클럽 집단감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이태원클럽 집단감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망졸망' 코너로 정치 이슈를 아기자기하게 풀던 송경화 기자가 산업계에 이어 다양한 서울의 뒷이야기를 전합니다. 지면에 다 담지 못한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드리겠습니다.

감염병 위기 때 중앙정부 못지않게 역할이 도드라지는 게 지방자치단체장입니다. 지역별 상황에 맞춰 신속하게 대처하는 데 개별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지자체장들은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표적입니다. 가장 큰 지자체 두 곳의 리더들이죠. 두 사람은 그런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경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대선 레이스’가 사실상 1년 가량 남았다고 보고 있는데요. 두 예비 주자들의 존재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재난지원금 두고 “저소득층”vs“전 도민”

이번 이태원 클럽발 확산 상황 때 ‘묘한’ 경쟁이 또다시 재현됐습니다. 먼저 박원순 시장은 5월9일 기자회견을 열어 클럽 등 서울의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명령’을 했습니다. 바로 영업을 중단시킨 것입니다. 다음 날 이재명 도지사도 긴급 브리핑을 열었는데요. 그는 경기도 유흥주점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하며 서울시와 달리 한 가지를 더 발표했습니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대상으로 ‘대인접촉금지’ 명령을 한 것입니다. 밀접 접촉자 관련 대인접촉금지 명령은 3월2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에게 한 뒤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박 시장은 이튿날 아침 라디오에 출연했는데요. 당연히 ‘경기도의 대인접촉금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발언과) 같은 얘기” “표현만 다른 것”이라며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이슈를 두고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하며 관심을 모았는데요. 중앙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사이 지자체에서 자체 대책을 먼저 내놓았는데, 경기와 서울의 길이 달랐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전체 도민에게 차별 없이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선택한 반면 박원순 시장은 ‘중위소득 100% 이하’에 집중하는 것을 택한 것이죠. 기본 인식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지사는 최근 ‘기본소득’ 개념을 자신의 대표 기조로 잡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전 도민’ 상대의 보편적 복지는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습니다. 반면 박 시장은 “가장 고통받는 사람에게 집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지난 3월 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평화의궁전을 찾았을 때의 모습. 경기도 제공
지난 3월 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평화의궁전을 찾았을 때의 모습. 경기도 제공
중앙정부는 뒤늦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는데요. 어느 방식이었을까요? 결국 이 지사의 모델을 따랐습니다. 전국민에게 모두 지급하기로 한 것이죠.

신천지발 코로나가 확산됐을 때도 두 사람은 동시에 화제가 됐는데요. 먼저 3월1일 박원순 시장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등을 살인죄로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튿날에는 이재명 도지사가 나섰죠. 그는 3월2일 저녁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머물고 있는 경기도 가평 ‘평화의 궁전’을 직접 찾았습니다. 이 총회장의 코로나19 검사를 강행하기 위해 추격에 나선 겁니다. 출발할 때부터 페이스북에 예고 글을 올리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총회장이 이미 빠져나간 뒤라 마주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실행력은 국민적 주목을 받았습니다. 박 시장도 가만히 있진 않았죠. 3월26일 신천지 사단법인의 설립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이른바 ‘추수꾼’의 존재를 증명할 문서를 확보했다며 신천지 내부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고요. 신천지를 두고 두 지자체장 ‘강력 대응책’을 주고 받은 것입니다. ‘살인죄 고발’ ‘추격전’ 등을 두곤 ‘쇼맨십’ 논란도 일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지지율 ↑, 반면 박원순 ↓

시민들 반응은 어땠을까요? 아직까진 이 지사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보입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0~28일 성인 255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해 28일 발표한 4월 여야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전달 대비 0.8% 포인트 상승한 14.4%의 지지율로 2위에 올랐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40.2%)에 이은 2위로,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반면 박원순 시장은 1.5%포인트 하락한 2%로 나타났습니다. 오세훈(4.7%) 전 시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2.1%)보다 낮은 지지율이었죠.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발표한 4월 시도지사 직무수행 지지도에서도 이 지사는 7%포인트 상승한 67.6%의 긍정 평가를 받은 반면 박 시장은 2.1%포인트 오른 53.4%의 긍정 평가를 받는 데 그쳤죠. 박 시장의 지지도도 낮진 않았지만 이 지사의 상승폭이 워낙 큰 터라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앞서 2015년 메르스 확산 때 박 시장은 10% 중반대 지지율을 받으며 1위를 했었는데요. 당시 박근혜 정부보다 선제적인 대응으로 큰 지지를 받았죠. 반면 이번에는 중앙정부의 대응이 워낙 돋보인데다 지자체장들 사이 존재감에서는 이 지사에게 밀리는 형국입니다. ‘메르스’ 때와 달리 그 이후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무게감 있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다수 광역단체장에 당선되면서 관심이 분산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월 여야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리얼미터.
4월 여야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리얼미터.
박 시장 쪽은 “일희일비할 때는 아니고 이제 출발선에 선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2015년 메르스 때도 단번에 지지율 1위에 올라선 경험이 있고 그 뒤에도 1위를 한 적이 있는 만큼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인데요. 한 관계자는 “더 떨어질 곳이 없다는 건 새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라며 “10년 동안 안정적인 시정 능력을 보여줬고 오세훈, 이명박 시장 때와 다른 박원순표 성과를 내왔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남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박 시장 쪽은 이번 총선 결과 박 시장과 가까운 의원이 12명가량 당선된 점을 들어 약점으로 꼽혔던 당내 기반도 넓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1년, 박 시장과 이 지사 등 지자체장 출신 예비 주자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지사는 진작부터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으며 밀고 있고, 최근 박 시장은 “단계적으로 전국민 고용보험을 시행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단계적이 아닌) 전면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받으며 자체 어젠더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중앙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기부 바람 속에서 “(기부 대신) 쓰는 게 애국”이라고 밝히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고요. ‘전면적’ 전국민 고용보험을 두고 박 시장 쪽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번에 복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커진 만큼 앞으로 이슈화에 큰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자체장들의 활약, 어찌 보고 계시나요? 박원순 시장에게는 기회가 또 올까요?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윤정부 훈장 거부한 교수 “검찰공화국 우두머리의 상, 무슨 의미 있나” 1.

윤정부 훈장 거부한 교수 “검찰공화국 우두머리의 상, 무슨 의미 있나”

김진태 ‘김건희 충성맹세’ 의혹 부인…“고생고생해서 이 자리 온 것” 2.

김진태 ‘김건희 충성맹세’ 의혹 부인…“고생고생해서 이 자리 온 것”

‘독도 조형물’ 치운 인천지하철…센트럴파크역에 라운지 조성 3.

‘독도 조형물’ 치운 인천지하철…센트럴파크역에 라운지 조성

민증 바뀐다…디자인 공모 6위 안에 들면 300만원 4.

민증 바뀐다…디자인 공모 6위 안에 들면 300만원

저연차 공무원 이탈에…이상민 장관 “인사·급여 등 다 바꿀 것” 5.

저연차 공무원 이탈에…이상민 장관 “인사·급여 등 다 바꿀 것”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