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한 공원에서 경찰이 지표투과레이더 등 장비를 연쇄살인 피의자 이춘재(56)씨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생’ 유골을 수색하고 있다.
연쇄살인범 이춘재(57)씨가 자백한 사건 가운데 하나인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사건 발생 31년 만이다.
유가족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참본 이정도 변호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2억5천만원의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수원지법에 제기했다고 31일 밝혔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30분께 화성군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이던 김아무개(8)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사라진 사건이다.
이 변호사는 “당시 담당 경찰관들의 위법행위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은 30년 넘도록 지연되고 있고, 유족은 피해자의 생사조차 모른 채 긴 세월을 보내야 했다"며 "따라서 대한민국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담당 경찰관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소송이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 공권력에 의한 은폐·조작 등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이후 담당 경찰관들에게 구상권 행사를 통해 합당한 책임을 물으며, 유사 사건 발생을 예방할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피의자 이씨가 이 사건 자백 직후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당시 담당 경찰관들이 김양의 유류품과 주검 일부를 발견하고도 이를 은폐한 것으로 보고, 당시 형사계장 등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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