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서울시청으로 행진하며 공공돌봄예산 복구를 주장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지난해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원 경영평가에서 에이(A)를 받았던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이 올해는 시(C)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등에서 “서사원의 경영이 방만하다”며 자체 혁신을 주문했지만, 정부 평가는 오히려 하락한 셈이다.
한겨레가 11일 확보한 ‘2023년 사회서비스원 경영평가 및 업무성과평가’를 보면, 서사원은 경영평가와 업무성과평가에서 총점 75.58점으로 시를 받았다. 2022년 경영평가에서 90.36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15점 가까이 점수가 떨어졌다. 사회서비스원 경영평가는 전년도 실적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2023년 평가는 2022년 실적을, 2022년 평가는 2021년 실적이 대상이다. 2021년 실적으로 에이를 받았던 서사원은 1년 만에 실적이 시로 두 단계 낮아진 것이다.
사회서비스원 경영평가는 지속가능경영, 경영성과, 사회적가치 부문으로 나뉜다.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서사원은 경영성과와 사회적가치 부문에서 평가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해는 ‘비교적 미흡한 수준’이란 평가를 받았고, 사회적가치 부문은 ‘우수하다’에서 ‘미흡하다’로 평가가 나빠졌다. 지속가능경영은 지난해 ‘비교적 미흡하다’와 올해 ‘미흡하다’로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서사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된 서울시의회와 서울시로부터 운영이 방만하고 조직이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보건복지부 경영평가에서 에이라는 성적을 받았지만, 서울시 출연기관 경영평가와 서울시 감사 결과 등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았다. 2021년 말 취임해 2022~2023년 서사원의 지휘를 맡은 황정일 전 대표 역시 임기 동안 서사원의 임금 구조 등을 비판하며 국공립 위탁 사업 등을 축소하는 등의 자체 혁신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혼란을 겪는 사이 ‘에이’라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서사원의 경영은 ‘시’로 나빠졌다.
이를 두고 경영에 대한 책임을 소속 노동자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장은 “공공돌봄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없는 기관장이 부임한 ‘인사 참사’의 결과”라며 “기관 운영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 등을 트집 잡아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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