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6조3000억원에 이르는 경기도 성남시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위원 명단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한겨레> 6월1일치 14면)이 제기된 가운데, 성남지역 시민단체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요청했다.
15일 성남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성남자유시민연합(공동대표 김재성) 지난 7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이 사업을 공모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관계자 등 4명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성남도개공이 백현마이스 사업 공모에 참여한 특정 컨소시엄 쪽에 사업 참여 계획서를 심사하는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이 사전에 유출돼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과 평가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또 성남도개공이 특정 업체에 우호적인 평가위원을 선정하기 위해 특정 분야 평가위원을 선정하는 추첨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어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관련 의혹은 이 사업 공모에 참여했다 탈락한 한화 컨소시엄 쪽이 성남도개공 선정 평가위원들의 사업 참여 계획서 심사를 이틀 앞둔 지난달 23일 성남시에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어 같은 달 31일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이덕수 의원과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측이 수사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지난 2일 감사 부서를 통해 경위를 파악했지만 “문제점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이다. 그러나 성남시는 이런 경위 파악 과정에서 의혹을 제기한 쪽에 대한 추가 조사나 접촉 등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소극적 조사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화 컨소시엄 쪽 관계자는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 명단 상당수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 만큼 해당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여러 가지 증거를 제출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대에 전시 컨벤션 센터와 복합업무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서울 강남 코엑스의 1.4배에 이르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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