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년을 맞은 3월9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정치권에 대한 호소문을 낭독하는 김동연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 한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맙시다’란 호소문을 발표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놨다. 윤 대통령 이날 당선 1년을 맞았다.
김 지사는 “민생은 벼랑 끝에 서 있고, 경제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며 “일방적 국정운영, 사생결단식 여야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도대체 언제까지 검찰수사가 뉴스 1면을 장식하는 세상에 우리가 살아야 하느냐”며 “대통령이 지시하고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이 나서는 권위주의적 관리·감독이 일상화됐다. 권력기관에 기댄 국정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지사는 △검주(檢主)국가 및 권치(權治)경제 탈피 △경제정책 대전환 △일방적 국정운영 및 사생결단식 여야 관계 청산 등 세가지 제안도 내놨다. 그는 “어떤 경제정책도 정부나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여당은 대통령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야당, 노조, 경제 주체와 대화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고 신임 여당 대표는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말고 나서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 사이에 대화의 장을 만들어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여·야·정은 물론 기업, 노동, 지자체 등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국가민생경제회의’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의견도 내놨다. 김 지사는 “1년 전 대선에 패배하고 정권을 빼앗긴 그때보다 지금이 더 위기다. 하지만 민주당의 위기보다 심각한 것은 국민의 위기”라며 “정부 여당과는 정책으로 경쟁하고 민생위기,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지금 우리 현실은 짧게 보는 정치가 길게 봐야 할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며 “국민의 고통을 생각하면 더 이상 쓸데없는 정쟁과 공허한 논쟁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