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 숨진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나들목(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지난 12월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도로관리주체인 ㈜제이경인고속도로 관계자 3명과 터널 시공사 관계자 1명을 불러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제이경인 관계자를 상대로, 화재 발생 뒤 제2경인고속도로 내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관제 상황실의 대응과 조처 사항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또 화재 이후 먹통이 됐다는 터널 진입 차단시설 운영과 작동 방식, 실제 작동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입 차단시설은 터널에서 불이 날 경우 경보등과 함께 스크린 형태의 펼침막이 내려와 차량 진입을 막아주는 장치로, 도로관리주체 쪽이 상황을 판단해 수동으로 개페한다.
화재 당시 불이 시작된 성남 방향 터널 쪽에선 차단시설이 정상 작동하고, 반대쪽인 안양 방향 시설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안양 방향 차로를 달리던 차량에서 이번 화재로 숨진 5명이 모두 나왔다. 경찰은 제이경인 쪽 참고인 3명 가운데 2명은 화재 이후 후속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시공사 쪽 관계자도 불러 설계 및 시공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처음으로 불이 시작된 폐기물 트럭 운전기사로부터 “2년 전에도 달리던 중 불이 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폐기물업체의 정비 및 차량관리 미흡 여부 등도 계속 수사 중이다.
한편, 지난 29일 오후 1시49분께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5t 폐기물수집 트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은 길이 830m의 방음터널 가운데 600m 구간을 태우고 오후 4시12분께 완전히 진화됐으나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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