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입장 발표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사흘 만에 ‘눈물 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비등한 책임론엔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선을 긋거나 내부 감사를 통한 책임 규명에 대해서도 “감사가 어렵다”라고 물러섰다.
오 시장은 1일 서울시청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특별시장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에서는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되고 유가족과 부상자, 그리고 이번 사고로 슬픔을 느끼고 계신 모든 시민분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전사고 위험이 없도록 지금부터 촘촘히 챙기고 정부와 함께 관련 제도를 완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와 같은 참담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발표 도중 사망자와 유가족의 사연을 떠올린 듯 눈물도 훔쳤다. 오 시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입장 발표에 나선 이유에 대해 “사실 어제까지는 경황이 없었다. 늘 마음 속에 언제쯤 사죄 말씀을 드려야하나 고민이 있었는데 오늘 아침 결심이 섰다”며 목이 메인 듯 잠시 말을 잇지 못 했다. 그는 “어제 국립의료원에서 찾아뵀던, 스무 살의 딸을 두신 분께 위로의 말을 전하자 ‘우리 딸은 살아날 거다.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다”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정작 책임론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예방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 시민단체가 고발을 했다는 기사를 봤다. 수사가 계속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책임 소재가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언급하는 것은 순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오 시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서울시 차원에서 내부 감사로 시와 용산구에 대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오 시장은 “자치 사무인 경우 감사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추후 내부 부서 책임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조사하겠지만 수사로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위기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서울시 안전총괄실의 존재 이유, 구성, 역할 분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앞으로 기구 개편이나 임무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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