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들판에 서식중인 늦반딧불이가 손바닥 안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북으로 가는 관문인 통일대교와 임진각이 있는 접경 마을인 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에서 다음달 3~4일 첫 반딧불이 축제가 열린다. 반딧불이 축제는 청정지역의 상징 전북 무주와 제주 곶자왈 등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다. 경기북부지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평화마을 마정리 반딧불이 축제위원회’는 다음달 3일 오후 2시 마정리두레패보존회의 풍물 공연을 시작으로 마정2리 마을회관 앞에서 ‘제1회 마정리 반딧불이 축제’ 개막식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3일 오후부터 4일 밤까지 농산물 장터와 버스킹 공연, 늦반딧불이 탐사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된다. 3~4일 낮에는 파주지역에서 생산된 쌀·콩·과일·채소 등 농산물과 주민들이 만든 반찬, 농산물 가공식품 등의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 ‘임진강’, ‘마정리’ 등을 작사·작곡한 싱어송라이터 강민정과 박정환을 비롯해 오카리스트 아리 등 총 7명의 뮤지션이 버스킹 공연에 나선다. 뮤지션들은 마정리의 반딧불이 서식지가 잘 보전되고 접경지 농민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재능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일몰 이후부터 밤 9시까지는 늦반딧불이 탐사가 진행된다. 파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축제에 앞서 지난 18~19일 3회에 걸쳐 반딧불이 안내자 양성교육을 위해 현장을 답사한 결과 마정리 들판 논둑·풀숲 등에서 늦반딧불이 애벌레들이 빛을 반짝이며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판문점과 개성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마정리는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선과 방호벽 등 분단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접경 마을로 각종 개발이 제한되어 자연이 보전된데다 임진강과 연결된 넓은 들판이 있어 습지성 곤충인 반딧불이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개똥벌레라고도 불리는 반딧불이는 세계적으로 2천여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8종이 기록돼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과 곤충학자인 정부희 박사의 조사 결과, 파주 디엠제트 일원에는 추수 직전인 가을철 초저녁에 활동하는 늦반딧불이를 비롯해 꽃반딧불이,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등 총 4종의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다.
박형연 마정2리 이장은 “멀리 가지 않고도 생태가 잘 보존된 파주 접경지에서 반딧불이도 보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입하며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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