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집중 호우 대비를 위해 만들기로 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빗물 저류 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도로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윤선권 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서울시와 연구원이 함께 연 ‘수해 예방 긴급포럼’에서 “대심도 터널을 짓는 데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데도 이를 빗물 저류 용도로만 쓰게 되면 1년에 평균 10~15일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며 “도로 등을 겸한 다목적 다기능 터널을 구축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터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용도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위원은 도로 겸용 배수터널의 사례로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프르에 있는 ‘SMART 터널’을 제시했다. 3층 구조인 이 터널은 홍수가 없는 평소에는 맨 아래층만 수로로 활용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0일 10년간 1조5천억원을 투자해 강남역 등 서울 시내 6곳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하 40~50m 아래에 구축되는 이 터널은 폭우 시 빗물을 보관했다가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2023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 대심도 빗물터널 설계비를 반영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김선식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