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강남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본사에서 김헌동 사장이 세곡2지구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에스에이치가 과거 강동·송파·항동·세곡에 공급한 아파트 평균 건축비가 25평 기준 1억5천만원”이라며 “얼마든지 3억∼5억원에 아파트 분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사장은 개포동 에스에이치 본사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2014년 에스에이치가 시행 분양한 강남구 세곡2지구 4개 단지의 분양원가가 한평(3.3㎡)당 1039만~1275만원이라고 공개했다. 땅값인 택지조성원가와 건축비인 건설원가를 합한 값으로, 비강남권 지구 분양원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당시 분양가는 평당 1355만~1494만원으로 분양원가보다 평당 백여만원에서 최대 400만원가량 많았다.
김 사장은 “25평짜리 아파트 건축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 (땅값을 제외하고) 1억5천만원인데, 너무 많은 이익이 남는다고 느끼지 않느냐”며 건물만 분양하고 매달 토지임대료를 받는 방식으로 강남권에는 5억원, 비강남권에는 3억원대 아파트를 공급하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또 “(로또 분양이라고 하는데) 만약 로또 맞는 게 배가 아파서 못맞게 하면 그 이익은 누가 가져가나. 민간 건설업자나 우리 공사가 가져간다. 25평 분양원가가 3억원 밖에 안되는데, 시민들이 로또 맞을까봐 자꾸 10억, 15억에 분양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저는 그런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공급 시점과 물량 등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두달 지나면 새 정부가 출범할 것이고 후보들이 건물만 분양하는 걸 (얘기) 하셨다. 이르면 상반기 중에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아파트가 아닌 빌라·다세대 등 여러 형태도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올해 분양원가를 계속 발표할 계획이다. 천만시민이 우리 회사의 주인이시기 때문에 아파트 짓는데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모두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해 ‘백년주택(가칭)’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공사가 지방공기업이라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데, 서울형을 따로 만들어 건축비를 (25평 기준) 2억∼2억5천만원으로 책정해 더 질 좋은 건물을 분양하겠다”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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