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을 서울 강남과 직접 연결하는 대신 지티엑스 B노선과의 연계를 검토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자 인천 검단과 경기도 김포 등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국토교통부가 최종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지티엑스 D노선은 기존 초안대로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건설된다. 대신 국토부는 송도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을 잇는 지티엑스 B노선 사업자와 협의해 해당 노선을 지티엑스 D 열차가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티엑스 B 선로를 함께 쓸 경우 장기에서 여의도까지는 24분, 장기에서 용산까지는 28분이 걸릴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했다.
강남 직결을 요구하며 촛불 집회를 이어온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는 국토부 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번 주말 차량 행진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를 양 기점으로 부천종합운동장, 강남을 거쳐 경기 하남시청까지 이어지는 노선을 주장해왔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관계자는 “지티엑스 B 노선을 연계하더라도 열차 배차 간격 때문에 수도권 통근 열차의 역할을 할 수 없고 밀집도와 혼잡도도 가중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티엑스 B 사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연계 자체도 무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지하철 5·9호선을 연장해주겠다는 등의 공약 남발에 주민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며 “국토부의 반쪽짜리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지티엑스 D 강남 직결 없이는 내년 대선도 없다는 것을 전제로 반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 총연합회도 이날 성명을 내어 “주민들이 요구하는 강남·하남 직결을 무시하고 지티엑스 B 노선에 연결하는 어처구니없는 계획”이라며 “서울5호선 연장 사업에 달린 지자체 간 협의라는 단서는 또다른 지역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동안 인천공항과 김포발 Y자 노선을 건의해온 인천시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정부와 논의를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티엑스 D 노선이 지티엑스 B 노선과 연계된 것은 환영하지만 Y자 노선이 관철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며 “추후 Y자 노선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선, 서울5호선 검단 연장선 추진에 대해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포시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반영된 노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미진한 사업은 개선해 나가겠다”며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부천~잠실간 서울남부급행철도 계획과 연계해 수도권 동·서를 잇는 광역급행철도 노선이 구축될 수 있도록 서울시, 국토부과 협의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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