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국에서 '나쁨' 이상 상태를 보인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설 연휴 내내 초미세먼지가 '나쁨' 이상 상태를 보임에 따라 환경부는 이날 인천, 경기, 세종, 충북, 충남 지역에서 초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설은 따뜻했지만 하늘은 뿌연 먼지로 가득했던 것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2.5㎛ 이하 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를 보였고 수도권과 충청지역에 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시행됐다.
14일 한국환경공단의 대기환경 측정 정보를 보면, 설 연휴(2월11∼14일)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이 초미세먼지 나쁨 단계(36㎍/㎥ 이상)를 기록했다. 특히 서쪽지방 대기질이 안좋아 서울 50∼70㎍/㎥, 경기 51∼71㎍/㎥, 인천 47∼77㎍/㎥, 충남 45∼83㎍/㎥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제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흘 내내 보통 단계인 18∼28㎍/㎥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 인천, 경기, 세종, 충북, 충남 지역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돼, 대기배출사업장 등의 운영시간이 단축·조정되고, 노후 건설기계 사용도 제한됐다. 아울러 이날 수도권·충청지역 지자체들은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북지역에도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과 관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전날 유입된 국외(중국) 초미세먼지에 대기정체로 인한 국내 발생 초미세먼지가 축적돼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예년보다 미세먼지 발생원으로 꼽히는 차량 이동·전력사용 등이 줄어, ‘자체 발생’보다는 ‘외부 유입’ 쪽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이번 설 연휴(2월10∼14일) 하루 평균 통행량은 한해 전보다 14.1% 감소했다(한국도로공사 자료)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2019 서울 초미세먼지 성분분석 보고서’를 통해 편서풍이 부는 겨울철 중국 랴오둥반도 주변 지역(랴오닝·지린)의 석탄 사용과 중국 쪽 폭죽놀이로 발생한 중금속 성분들이 서울의 대기오염으로 이어진다는 실험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김양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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