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충북 충주시 산척면 서대마을 김영훈 할아버지 집에서 산림청 국유림관리소 직원들이 산사태로 집 안에 쌓인 흙과 돌을 옮기고 있다. 충주/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중부지방과 수도권에 연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충남 아산과 경기 가평, 충북 진천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던 주민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나흘 동안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4일 현재 전국에서 648가구 107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일시 대피한 주민도 2228명에 이른다. 주택 1253채와 비닐하우스 147동이 침수되거나 파손됐다.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된 주민들이 잇따라 주검으로 발견되고 있다. 충남 아산에서 실종됐던 ㄱ(55)씨가 이날 아침 7시6분께 아산시 탕정면 한 어린이집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인근 승마장 직원인 ㄱ씨는 전날 오후 1시49분께 맨홀에 쌓인 토사 등을 치우다가 급류에 실종됐다. 경기 가평에서는 전날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된 ㄴ(75)씨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실종 지역에서 500m쯤 떨어진 북한강 청평댐 근처에서 발견됐다. 가평 펜션 매몰사고 현장에서 연락이 끊겨 매몰된 것으로 추정됐던 직원은 사고 전날 밤 서울로 외출해 화를 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저녁 7시54분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 봉죽교 주변에서 화물차에 타고 있다가 하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된 ㄷ(62)씨도 이날 오후 4시24분께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날 저녁 7시30분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를 보면, 1일 이후 집중호우로 전국적인 인명 피해는 사망 15명(서울 1명, 경기 8명, 충북 5명, 충남 1명), 실종 11명(경기 1명, 충북 8명, 충남 2명), 부상 7명(경기 3명, 강원 2명, 충북 2명)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폭우에도 실종자 수색은 이어졌다. 전날 오후 2시께 아산시 송악면에서 불어난 물이 토사와 함께 집 안을 덮친 뒤 물에 휩쓸려 실종된 70대 주민 2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아 수색 중이다. 가장 많은 실종자가 발생한 충북지역의 소방당국과 경찰은, 드론·헬기 등 장비와 인력 900여명을 동원해 실종자를 찾고 있으나 집중호우로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부권을 중심으로 한 물폭탄으로 인해 648가구 1072명(충북 555명, 경기 391명, 강원 70명, 서울 9명 등)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이재민 중 533가구 829명은 아직 체육관,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 머물고 있다. 주민 2228명(경기 1429명, 충북 465명, 충남 243명, 세종 40명 등)이 일시 대피했다.
재산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주택 1253채와 비닐하우스 147동이 침수되거나 쏟아진 토사로 파손됐고 7192㏊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도 224곳에 이르렀다.
도로·철도 통행과 운행 차질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경기·충청 지역 도로 44곳과 지하차도 16곳의 통행이 통제됐고, 충북선·중앙선·태백선·영동선·경강선·장항선 철도 전 노선 또는 일부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최예린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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