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국을 방문한 뒤 3일 김포공항으로 귀국해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정부와 산업체, 모든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조만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의 수장을 맡을 예정이다.
중국 남부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참석 일정을 마치고 3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반 위원장은 공항 귀빈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중 기간에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리간지에 생태환경부 장관 등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한국과 중국이 정보와 경험을 공유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베이징에 머문 3일 내내 서울과는 다른 파란 하늘에 놀랐다. 중국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음을 실감했다”며 “사실 우리는 그런 노력에서 훨씬 못 미치지 않았나.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산업체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반 전 총장이 맡게 될 ‘미세먼지 해결 범국가기구’에서 중국 등 국외 요인보다는 국내 요인 개선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반 전 총장은 “시진핑을 만나 ‘파란하늘 지키기’ 선포 등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노력에 대해 들었다. 중국은 그동안 노후 공장을 폐쇄하고 노후 자동차 규제를 강화했다. 그 결과 2013년과 비교해 51∼90%까지 미세먼지를 감축했다고 한다”며 중국의 미세먼지 개선 노력과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물론 그는 중국뿐 아니라 한-중-일 다자간 협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는 동북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양자 간, 지역 간 다자간 협력 체제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곧 출범할 범국가기구에 관해서는 “사회적으로 많은 경험과 식견을 갖춘 분, 사회적 합의 도출에 도움을 줄 분, 전문가 등 30여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이다. 그 아래 전략·기획 분과위원회도 두려고 한다.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500여명의 국민정책참여단을 꾸리고 필요하다면 국민대토론회를 여는 것도 생각 중이다. 국민의 아이디어,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포괄해 합의를 도출할 것이다”며 “내가 결정을 주도하기보다 합의를 끌어내는 데 내 경험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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