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중국 베이징 누오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지사성장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국과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서로 힘을 합쳐 대기 질을 개선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서울시와 대구시, 세종시, 충청남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제주도 등 한국 7개 광역 시·도지사들과 중국 베이징 등 중국 10개 성·시장들은 27일 중국 베이징 누오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지사성장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과 중국의 지방정부는 공동선언문에서 “양국 지방정부는 환경보호협력을 강화한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고 대기 질 개선과 기후변화대응에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금 우리에게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대기 질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놓여 있다”며 “한·중 양국 지방정부의 공동대처가 아니면 넘을 수 없는 험한 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도 “공동 연구를 위해 ‘기후환경연구소’ 등을 통한 클러스터 구축을 제안한다”며 “미세먼지에는 국경이 없다. 공동 모니터링과 저감 대책에 힘을 모아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날 열린 ‘서울·베이징 기후환경협력 공동포럼’에서도 “동북아 중심도시인 서울과 베이징이 주도해 ‘호흡공동체’로서 동북아 지역의 대기 질 개선에 대해 서로 함께 고민하고, 상시로 협력하며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2회 한중지사성장회의 공동선언문 가운데 일부. 서울시 제공
중국 지방정부 역시 한·중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한중지사성장회의에 참석한 양빈 베이징시 부시장은 “아름다운 베이징 건설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대기오염의 관리에 대해서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다”며 “도시 간 연합을 통해 지역 환경을 개선하겠다. 박원순 시장이 밝힌 ‘서울과 베이징은 같이 숨을 쉬는 공동체’라는 말에 굉장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기 질 개선 노력에 대한 호평도 있었다. 부샤오린 내몽골 자치구 주석은 “생태 보호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인류의 숙명”이라며 “한국은 일찍부터 친환경발전을 시작해 굉장히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한국은 다양한 경로로 내몽골 사막화 방지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 국제조직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리샤오린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장(오른쪽)이 27일 중국 베이징 누오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지사성장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이날 합의에 대해 서울시는 “그동안 기후변화 대응에서 양국 지방정부끼리 일대일 협력을 약속한 사례는 있었지만, 지방정부 대표단 차원에서 공동대처에 뜻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중지사성장회의는 두 나라 광역자치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정부 간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첫 회의는 2016년 인천 송도에서 열렸다. 다음 회의는 2020년 한국에서 개최된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