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에 이어 초·중·고교의 민낯도 드러날 전망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초·중·고교에 대한 감사 결과를 학교 실명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학교 운영이 투명해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며 크게 반겼다.
충북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데 이어 초중고 감사 결과도 실명·전문 공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유수남 충북도교육청 감사관은 “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 공개한 만큼 일관성·형평성 차원에서 초중고, 지역 교육지원청 등의 감사 결과 전문도 실무 작업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부터 학교 실명의로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사, 예산, 시설관리, 복무뿐 아니라 고입, 대입 등 진학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시험 출제, 학교생활기록부 등 학사 관리, 특별·봉사활동, 학교 안팎 상훈 관리 등에 대한 부정·비리 실태를 학부모들이 낱낱이 살필 수 있게 됐다.
초중고에 대한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하는 것은 충북도교육청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전남도교육청은 2014년부터 학교 감사 결과를 실명 공개해왔다. 부산시교육청도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누리집에 감사 결과를 공개해왔으나, 교육청 누리집에 연도별로 학교 감사 결과를 학부모 눈높이에 맞춰 새로 공개하기로 했다.
학부모들은 크게 반겼다. 배경희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사무처장은 “실명 공개는 바람직하고 환영한다. 국공립학교뿐 아니라 사립학교의 비리·부정까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 실명 공개는 사학비리 근절 등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과 전남, 부산 교육청 외에 다른 교육청들도 초중고 감사 결과 실명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 감사협의회는 다음달 5일 회의를 열어 ‘감사 결과 공개 기준에 관한 협의’를 진행할 참이다. 이일권 부산시교육청 감사관(시·도교육청 감사협의회 간사)은 “학부모의 알 권리와 학교·기관 등의 개인정보 보호 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지금은 교육청에 따라 공개 방법·범위 등에서 차이가 있는데, 최적의 방안을 찾고 효과적인 매뉴얼(본보기)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감사 투명성 등 긍정적 효과와 함께 감사 위축 등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유수남 감사관은 “학부모 등의 즉각 반응 등 실명 공개 파장을 의식해 자칫 감사가 위축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의 투명한 학사 관리, 교육 행정을 유도하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다. 깐깐한 감사, 책임감사, 전문감사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김영동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