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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막힌 백제보 탓에 상류의 공주보 물이 썩었다

등록 2018-05-06 18:10수정 2018-05-07 10:48

백제보 다시 닫자 공주보 수질이 나빠져
공주보 부근 4급수 지표종 실지렁이 꿈틀
전문가 “전면적인 보 개방만이 수질 살려”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중류 충남 공주시 공주보 왼쪽 강변(좌안)의 모습. 공주보는 지난 3월 개방됐지만 금강 하류의 백제보가 닫혀 있는 까닭에 강 생태계 회복이 느린 상태다. 수질 상태가 좋지 않은 공주보 유역의 모습.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중류 충남 공주시 공주보 왼쪽 강변(좌안)의 모습. 공주보는 지난 3월 개방됐지만 금강 하류의 백제보가 닫혀 있는 까닭에 강 생태계 회복이 느린 상태다. 수질 상태가 좋지 않은 공주보 유역의 모습.
4일 찾아간 충남 공주시 이인면 인근 공주보의 남쪽 강변(좌안)은 검은 물빛이 출렁거렸다. 19㎞ 상류의 세종보 부근과는 딴판이었다. 강가에는 검은 진흙이 가득했고, 진흙 위에는 저수지 등 고인 물에만 산다는 펄조개 껍데기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강 유역의 검은 진흙을 30㎝가량 파보니 실지렁이가 꿈틀거리며 나왔다. 실지렁이는 혼탁한 4급수에서 사는 지표생물이다. 공주보 근처의 물에 산소가 부족하고 수질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펄조개가 산다는 것은 공주보 인근의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는 뜻이다. 3월에 공주보를 개방했지만, 개방하지 않은 백제보의 상류에 있기 때문에 공주보 주변의 금강이 여전히 흐르지 못하고 있다”며 말했다.

공주보 하류의 백제보(부여보)도 지난해 말 정부가 개방하기 시작했지만 “보를 열어 수위가 낮아지니 농사에 쓸 지하수가 부족해진다”는 주변 농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결국 다시 닫았다. 보가 생기고 지하수위가 높아지자 주변 지역에서 이 지하수를 활용한 농사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었다. 백제보 상류의 물줄기는 보에 막혀 하류에서 상류로 거꾸로 흐르기도 한다. 올해는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강해 백제보 유역의 수질은 나쁘지 않았지만, 전면 개방됐고 하류의 공주보도 개방된 세종보 유역의 수질보다는 좋지 않아 보였다.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중류 충남 공주시 공주보 왼쪽 강변(좌안)의 모습. 저수지 등 고인 물에서만 사는 펄조개의 시체가 강가 진흙에서 발견된다.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중류 충남 공주시 공주보 왼쪽 강변(좌안)의 모습. 저수지 등 고인 물에서만 사는 펄조개의 시체가 강가 진흙에서 발견된다.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중류 충남 공주시 공주보 왼쪽 강변(좌안)의 모습. 공주보는 지난 3월 개방됐지만 금강 하류의 백제보가 닫혀 있는 까닭에 강 생태계 회복이 느린 상태다. 수질 상태가 좋지 않은 공주보 유역의 모습.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중류 충남 공주시 공주보 왼쪽 강변(좌안)의 모습. 공주보는 지난 3월 개방됐지만 금강 하류의 백제보가 닫혀 있는 까닭에 강 생태계 회복이 느린 상태다. 수질 상태가 좋지 않은 공주보 유역의 모습.
이날 자리에선 공주보와 백제보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백제보의 수문도 하루빨리 열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강을 흐르게만 하면 강 스스로 생태계를 회복한다는 점을 세종보에서 확인했다. 공주보와 백제보 주변의 금강을 살리는 길은 다시 흐르게 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중류 충남 공주시 공주보 오른쪽 강변(우안)의 모습. 보 개방 2개월째인 공주보 유역은 수위가 낮아져 강변에 진흙 들판이 물 위로 드러났다.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중류 충남 공주시 공주보 오른쪽 강변(우안)의 모습. 보 개방 2개월째인 공주보 유역은 수위가 낮아져 강변에 진흙 들판이 물 위로 드러났다.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하류 충남 부여군 백제보의 모습. 보가 닫힌 상태라 물 수위가 높다.
지난 4일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한겨레>가 방문한 금강 하류 충남 부여군 백제보의 모습. 보가 닫힌 상태라 물 수위가 높다.

지난 4일 ‘금강 현장조사’를 한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가 금강의 세개 보 인근 다섯곳(세종보1-세종보2-공주보1-공주보2-백제보)에서 채취한 물과 흙들. 세종보 상류에서 뜬 물이 가장 맑았고 공주보 부근에서 뜬 물이 가장 탁하다.
지난 4일 ‘금강 현장조사’를 한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가 금강의 세개 보 인근 다섯곳(세종보1-세종보2-공주보1-공주보2-백제보)에서 채취한 물과 흙들. 세종보 상류에서 뜬 물이 가장 맑았고 공주보 부근에서 뜬 물이 가장 탁하다.


공주 부여/글·사진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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