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세월호 3층서 나온 뼛조각에 대한 감정 결과, 단원고 미수습자 허다윤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4·16연대 제공
세월호 3층 중앙 우현에서 수습된 유골은 단원고 여학생 허다윤양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9일 “선체 3층 객실 중앙 우현(3-6)에서 수습한 유골은 법치의학 감정을 통해 미수습자인 단원고 2학년 2반 허다윤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습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16일 오전 8시30분께 3층 객실 중앙 우현 통로에서 수습한 치아와 치열의 법치의학 감정을 벌여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3층 중앙 우현에서는 지난 14~16일 나흘 동안 치아가 포함된 주요 부위를 포함해 사람뼈 49점이 수습됐다. 치아와 치열은 법치의학 감정이 이뤄졌고, 나머지 뼈들은 유전자(DNA) 정밀감식을 진행 중이다.
법치의학 감정은 법의관이 치아·치열을 육안과 방사선(엑스레이)으로 검사하고 이를 치과진료 기록과 치과방사선 사진에 비교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식적으로 유골이 수습된 미수습자는 9명 중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발견된 고창석 교사와 허양 등 2명으로 늘었다. 선체에서 신원이 확인된 건 허양이 처음이다. 지난 10일 4층 선미에서 수습된 다수의 유골은 단원고 조은화양일 것으로 추정된다.
허양은 맑고 순수한 성품을 지녔던 꿈많은 10대였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과 애완견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털털하고 무난한 성격 덕에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다. 중학생 때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돌보고 교회 주일학교에선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보살피며 어울리기도 했다. 춤추고 노래하는 걸 즐기는 발랄한 10대였다.
19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 거치현장에서 수색작업 관계자들이 선미측 5층 천장을 절단한 뒤 선체에서 떼어내고 있다. 왼쪽 아래 펄로 가득찬 4층 객실 내부가 보인다. 연합뉴스
아버지 허흥환씨와 어머니 박은미씨는 세월호 참사 뒤 3년 동안 진도 팽목항과 목포신항에서 다윤양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박씨는 “제 딸 다윤이, 가정예배를 드릴 때 ‘엄마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기도했던 이쁜 딸이다. 어렸을 때 물놀이 사고를 겪어 평소 물을 무서워했던 다윤이를 늦게라도 찾게 돼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난치병인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뇌압이 상승해 오른쪽 청력을 상실했지만 딸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청와대, 광화문, 홍대앞 등에서 “세월호 안에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이 있습니다”라며 팻말시위를 벌였다.
아버지 허씨는 “다윤이는 기도하면 내용은 짧아도 하고싶은 말은 다 하는 성품이었다. 수학여행을 떠나면서는 아빠의 검정 모자가 마음에 든다며 그 모자를 가져갈 정도로 아빠를 좋아했는데… ”라고 말끝을 흐렸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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