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 1명, 수석 3명이 서울시 간부 출신
정치적으론 민주정부의 계승·발전 차원
정책에선 서울시 성공 정책 다수 도입
광화문광장·용산공원·신곡보도 협력
“문 정부 성공, 박 정치 미래 모두 기대”
정치적으론 민주정부의 계승·발전 차원
정책에선 서울시 성공 정책 다수 도입
광화문광장·용산공원·신곡보도 협력
“문 정부 성공, 박 정치 미래 모두 기대”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일했던 인사들이 비서실장 1명, 수석비서관 3명 등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에 대거 진출했다. 이는 정치적으로는 민주 정부의 계승·발전, 정책적으로는 서울시 정책의 도입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임종석 비서실장, 11일 조현옥 인사수석, 14일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등 서울시 고위 간부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청와대 고위 보좌진에 임명했다. 임 실장과 하 수석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조 수석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김 수석은 서울시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장 출신이다.
서울시 김종욱 정무부시장은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는 지난 6년 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사람과 정책을 계승·발전시켰다. 이제 박원순 서울시의 사람과 정책이 다시 새로운 민주 정부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 시장도 “서울시의 훌륭한 인재들을 중앙정부에서 많이 데려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수석과 김 수석은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에서 비서관을 지낸 뒤 서울시를 거쳐 다시 청와대에 갔다. 임 실장도 과거 ‘민주 정부’에서 서울시를 거쳐 새 ‘민주 정부’로 이동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박원순 사람’으로 꼽을 수 있는 경우는 하 수석 정도로, 그의 업무는 전통적으로 시민단체 출신이 맡아온 것이다.
정책 차원에서는 청와대가 서울시에서 성공한 여러 정책들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5년 동안 10조원을 투자해 노후 주거지를 재생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다. 도시재생 정책은 서울시에서 뉴타운 같은 재개발 정책의 대안으로 추진해왔으며, 이번에 김수현 수석이 공약으로 준비했다. 이밖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자이사, 청년수당 등도 새 정부가 관심을 두고 배우려는 서울시 정책들이다. 박 시장과 가까운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박 시장을 찾아가 좋은 정책을 가져다 쓰겠다고 여러번 말했다. 중앙정부에서 못한 일들을 박 시장이 서울시에서 해낸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서울시가 함께 풀어가야 할 사업도 많다. 대표적인 것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다. 서울시는 고립된 광화문 광장을 더 개방적으로 변경하려 하고,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겨 청와대를 시민에게 개방하려 한다. 양자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 중앙정부가 키를 쥔 용산공원 조성이나 한강 신곡보 철거도 협력할 일들이다.
사법시험 동기이며 인권 변호사로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해온 박 시장과 문 대통령의 인연도 청와대와 서울시의 협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시장은 최근 “선거 기간에 문 대통령에게 ‘당선되면 한달에 한번은 만나자. 언제든 직접 통화하자’고 제안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서울시장 공관에서 청와대까지의 거리도 1.5㎞에 불과하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청와대와 서울시는 중앙-지방 정부 간에 최고의 협치 모델을 만들 것이다. 그 모델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박 시장의 정치적 미래도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안에서는 ‘박원순 사람들’이 중용되고 있다는 시각이 조금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있다. 4명이 서울시 출신이지만 박 시장의 참모들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규원 김태규 기자 che@hani.co.kr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현옥 수석
김수현 수석
하승창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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