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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첫지진 48분뒤 더 강력한 5.8…지붕 무너지고 담벼락 와르르

등록 2016-09-12 23:34수정 2016-09-13 01:08

12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울산시 중구의 한 주택 기와가 무너져 주차된 차량 위와 골목에 기와 파편이 떨어져 있다.  울산/연합뉴스
12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울산시 중구의 한 주택 기와가 무너져 주차된 차량 위와 골목에 기와 파편이 떨어져 있다. 울산/연합뉴스
지진공포에 떤 동남권

경북·대구서만 신고 6300여건
불안한 주민들 운동장 밤새 대피
고층 학원들 수업중단 귀가조처
부산선 “63층 건물 흔들” 대피령
대구·부산 지하철 한때 중단도
울산·경남 등 피해상황 문의 폭주
“국민안전처 전화 아무도 안받아”
12일 저녁 7시44분(규모 5.1)과 8시32분(규모 5.8) 경북 경주 남쪽에서 잇따라 일어난 지진은 대구와 경북, 울산, 부산, 경남 지역을 뒤흔들었다. 주민들은 집이 흔들리자 근처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 모여 밤새 불안에 떨었다.

두차례 지진의 진원지와 가까운 경주 내남면에서는 건물 지붕에 있던 기와나 유리잔과 그릇이 떨어져 깨졌고 주민들은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내남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호영(23)씨는 “첫번째 지진이 났을 때는 놀라는 정도였는데 두번째 지진이 더 크게 나자 주민들이 놀라 근처 학교 운동장에 대피해 모여 있다. 주민들은 언제 또 지진이 일어날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남면 부지리 주민들도 겁에 질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마을회관에 모여 있다. 이곳 주민들은 “일부 집의 담벼락이 무너지기도 하고 집 안의 그릇이 깨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종원 부지리 이장은 “지진이 날 당시에 땅이 흔들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주 주민들은 근처 원전에 문제가 없는지 불안해했다. 내남면에서 동쪽으로 20㎞ 떨어져 있는 양남면에는 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가 있다. 경주 양북면에는 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있다.

경주 옛 문화유산들의 경우 눈에 보이는 큰 피해는 없었다. 다만, 불국사의 대웅전 지붕과 오릉 담장의 일부 기와들이 떨어져 내렸고, 토함산 석굴암 진입로에도 낙석들이 흩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문화재청은 12일 밤 보도자료를 내어 밝혔다. 청 쪽은 “재난상황실을 설치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경주시 등과 피해상황을 점검했으나 심각한 훼손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날이 밝는대로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불국사 쪽도 “대웅전 지붕 기와가 두세 장 떨어지긴 했지만 다른 피해는 없었다. 석굴암이나 절 경내의 석가탑, 다보탑도 육안상으로는 별다른 이상 조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구소방본부에도 이날 밤 9시까지 대구 전역에서 23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서 대구는 서쪽으로 70㎞나 떨어져 있지만 사람들이 놀라서 건물 밖으로 나올 정도로 흔들림이 컸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오후 7시44분 지진이 발생하자 지하철을 일시 정차시키고 역마다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시속 25㎞ 저속 운행을 하다가 10분 뒤부터 운행을 정상화했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날 밤 9시까지 모두 4000건이 넘는 신고가 들어왔다. 주로 경주와 경주 바로 옆에 있는 포항에서 접수된 신고가 많았다.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저녁 8시30분부터 30분 동안 휴대전화가 불통됐다.

부산에서도 고층 아파트와 업무용 건물이 흔들려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부산 남구 문현동에 있는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물에서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원 대피령이 내려졌다. 부산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건물 전체에 필수인력을 제외하고는 건물 밖으로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고 전했다.

부산 지하철도 한때 운행을 중단했다. 부산시 소방본부는 “밤 10시20분 현재 지진 관련 신고가 6594건이 접수됐고, 가벼운 건물 균열 등 3건의 피해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12일 저녁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땅과 건물이 크게 흔들리자 울산시 신정동 울산여고 학생들이 보충수업을 중단하고 하교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12일 저녁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땅과 건물이 크게 흔들리자 울산시 신정동 울산여고 학생들이 보충수업을 중단하고 하교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울산에선 119종합상황실에 지진과 관련해 정확한 원인과 피해상황을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했다. 울산 남구 삼산동에 사는 주부 김아무개(56·여)씨는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거실 창문과 함께 바닥까지 심하게 흔들려 크게 놀랐다. 얼마 전 지진 때보다 진동이 더 컸던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남에선 밤 9시30분 현재 6000여건의 신고전화가 119로 걸려왔으나, 피해신고는 없는 상태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사는 서아무개(47·여)씨는 “저녁 식사 도중 갑자기 아파트가 좌우로 흔들리고 천장이 내려앉을 듯 큰소리가 나서, 계단으로 급히 내려가 아파트 밖으로 뛰어나갔다. 밖에는 벌써 많은 주민들이 나와 불안해하고 있었다. 한동안 전화도 되지 않아 더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도교육청은 고교에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하고 학생을 귀가 조처하라고 지시했고 부산시교육청은 학교장 재량으로 학생들을 집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백아무개씨는 “국민안전처에 전화했는데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런 때 컨트롤타워가 어딘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일우 김영동 구대선 최상원 노형석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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