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충북 진천군 백곡면 야산 중턱에서 안모(38)씨가 5년 전 4살배기 딸을 암매장한 장소를 경찰과 찾고 있다. 연합뉴스
“머리 담가…주검 베란다 방치”
구속된 의붓아버지 진술 확보
부모 홈스쿨 주장에 학교 방치
구속된 의붓아버지 진술 확보
부모 홈스쿨 주장에 학교 방치
네살배기 딸 살해 암매장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사건 당시 욕조에서 가해 행위가 있었고, 주검을 방치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부모의 가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충북 청원경찰서는 20일 욕조에서 숨진 딸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로 안아무개(38)씨를 구속했다. 청주지법은 이날 열린 안씨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곽재표 청원경찰서 수사과장은 중간수사발표에서 “피의자 안씨가 ‘딸이 오줌을 싸서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몇차례 머리를 물속에 담갔다는 말을 아내가 했다’는 진술을 했다. 또 딸의 주검을 이틀 정도 베란다에 방치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1·2차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세밀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2011년 12월께 아내 한아무개(36)씨가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욕조에 가둔 딸 ㅇ(4)양이 숨지자 충북 진천군 백곡면의 한 야산에 ㅇ양의 주검을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과 안씨는 19일 ㅇ양의 주검을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했으며, 21일 다시 현장 수색에 나설 참이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가해 여부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지만 친모인 한씨가 지난 18일 밤 “정말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미안하다”라고 쓴 유서를 남기고 숨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기 결석·미취학 어린이 관리의 허점도 드러났다. 2014년 한씨는 이미 숨진 ㅇ양을 입학시키겠다며 한 초등학교에 찾아가 학적에 이름을 올렸다. 이 학교는 전화·문자 등으로 등교 요청을 하다 이들 부모가 “홈스쿨(가정학습)로 키우겠다”고 하자 ‘정원외 관리’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흥준 충북교육청 장학관은 “당시엔 적극적으로 조처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장기 결석 학생 등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할 계획이다. 의무 취학 유예 신청을 할 때는 학부모가 아이를 동반하게 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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