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예산 정치적 대응” 비판했다가
‘교육연정’ 악영향 우려에 불끄기
‘교육연정’ 악영향 우려에 불끄기
‘보육대란’이 가시화된 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가 5일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교육감을 향해 “보육예산 처리를 굉장히 정치적으로 대응한다”고 발언한 지 3시간여 만이었다. 무슨 일 때문이었을까?
남경필 지사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경기도 준예산 사태까지 몰고온 보육대란의 원인에 대해 “지금 돈이 없어서 대란을 못 막는 게 아니고 의지가 없어서 못 막는 것”이라며 이재정 교육감의 ‘의지 결핍’을 지적했다. 남 지사는 또 보육대란의 해법을 두고 “저는 대란부터 막고 찾자 (쪽이고) 그리고 교육감님께서는 대란을 일단 일으켜야 그다음에 문제 해결이 된다 (쪽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안 해놓고 책임을 묻는다는 건 굉장히 정치적이다”라고 이 교육감을 비판했다.
남 지사의 발언이 퍼지면서 경기도 교육청과의 ‘교육연정’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내부 우려가 일자 남 지사는 급히 이 교육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 이 교육감은 남 지사 발언에 대한 질문이 잇따르자 “별 할 말은 없다”면서도 “그동안 공·사석에서 남 지사에게 해가 되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 교육감은 “정부가 충분히 돈을 주었다는데 올해 정부에서 받은 8조4000억원의 교부금으로는 8조5000억원이 되는 인건비도 충당 못한다. 여기에 올해 1조559억원이 되는 누리과정 예산까지 하면 도교육청 부채비율이 58%로 공교육을 포기해야 할 정도다. (보육대란을 풀) 의지가 없다고 (남 지사가) 하는데 지난 1년간 남 지사에게 수도 없이 말했고 자료도 주었고 양당 대표는 물론 정부하고 5~6차례 회담도 했지만 정부가 해결은 않고 교육청에 압박만 해오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연정’을 강조해온 남 지사가 자칫 경기도와 도교육청 간 감정 다툼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을 서둘러 차단하면서 일단락되었으나, 보육대란이 지속되는 한 두 수장도 살얼음판을 동행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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