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에게 3천만원을 줬다고 밝힌 2013년 4월4일 이 총리의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다”는 이 총리의 해명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여 토박이로 이 총리 선거사무소 자원봉사자였다는 한아무개씨는 최근 <한겨레>와 만나 “2013년 4월4일 오후 성 전 회장이 이 총리 선거사무소 안 가장 긴 탁자에 앉아 있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얼굴을 아는 사람이라 가서 인사도 했다”며 “당시 사무소엔 15~20명가량 있었다. 성 전 회장이 이미 이 총리를 만나고 나온 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사무소 개소일(2013년 3월26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사무소에서 자원봉사를 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선거사무소 배치도를 직접 그려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김아무개 당시 선거사무소 팀장 요청으로 자원봉사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도 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전일보>도 20일치에서 “본보 기자가 성완종 전 회장을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서 봤다”고 보도했다. <대전일보>는 ‘성완종 전 회장-이완구 총리 2013년 4월4일 만났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본보 A 기자가 2013년 4월4일 오후 이완구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취재갔다가 성 전 회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기사를 쓴 이 신문 송충원 정치부장은 “A 기자가 당시에 이완구 후보 선거사무소에 취재갔는데 낯선 이가 있어 누구냐고 물었더니 한 군의원이 ‘성완종 의원 운전사다. 성 의원이 이 지사님(이완구 후보 지칭)과 독대중’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송 부장은 “A 기자가 ‘성 의원이 방에서 나왔고, 이 후보가 선거사무소에서 활동했던 한 전직 군의원을 찾는 것 같다는 얘길 들었다. 성 의원의 얼굴을 몰라 자세히 보려고 뒤따라 나갔는데 이미 출발한 뒤였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일보>는 이 기사에서 “성 전 회장은 그동안 언론에서 ‘지사님 방’이라고 보도한 왼쪽 첫번째 방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성 전 회장을 이 총리 선거사무소에서 목격했다’고 밝힌 A 기자에게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전 부여/송인걸 임인택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