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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걷다 눌러사는 사람들…‘제주 이민’ 꼬리문 행렬

등록 2013-04-08 14:09수정 2014-08-28 17:26

The road along the coast of Jeju Island, as seen from Woljeong Village. Over the last few years, about ten new guesthouses and cafes have been opened in the village by new residents from the mainland. (by Kim Myung-jin, Hankyoreh 21 photographer)
The road along the coast of Jeju Island, as seen from Woljeong Village. Over the last few years, about ten new guesthouses and cafes have been opened in the village by new residents from the mainland. (by Kim Myung-jin, Hankyoreh 21 photographer)
“예쁜 자연환경에 반해서…”
“도시생활에 너무 지쳐서…”
순유입인구 2년새 10배로
해안도로 외지인 가게 즐비
빈집은 줄고 땅값은 치솟아
제주도 서귀포시 회수동에서 ㅈ펜션을 운영하는 서용성(45)씨는 서울 토박이다. 그는 제주올레에 푹 빠졌고, 서울 생활에 싫증을 느낄 즈음 주저 없이 제주도를 ‘제2의 고향’으로 택했다. 2011년 11월 제주에 정착한 이른바 ‘제주 이민자’다. 외지인이 제주에 반해 제주에 둥지를 틀었지만 육지에 견줘 자연환경, 문화가 많이 달라 제주 이민자 또는 제주 이주자란 말이 나온다.

“10년 넘게 아이티(IT) 사업을 했는데 도시 생활이 너무 힘들었어요. 귀촌하기에 가장 좋은 데가 제주도예요.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면 1시간밖에 안 걸리고, 차를 타고 10~20분이면 바다로, 산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어디 또 있나요?”

긴급구호를 하는 국제엔지오(NGO)에서 활동하며 180개국 이상을 돌아다녔다는 전남 목포 출신 조욱관(40·성산읍 수산리)씨는 커피 농사를 짓기 위해 지난해 7월 제주에 발을 디뎠다. 그는 “제주도의 조건이 커피 재배에 맞다. 커피 농사를 한 뒤에는 커피를 테마로 한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제주도농업기술원이 마련한 귀농·귀촌교육 현장에서 만난 서울 출신 오아무개(57)씨는 제주도에 정착한 지 50일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제주도민이다. 그는 제주도에 정착한 이유를 묻자 “자연환경이 너무 예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오씨는 “제주에서도 시골로 가고 싶어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 정착했다. 서울에서 57년을 살았으면 충분하지 않나”라고 했다. 펜션 일을 했던 그는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지을 계획이다.

몇 년 사이 제주도에 정착하는 제주 이민자가 크게 늘고 있다. 7일 제주도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제주도로 들어온 유입인구는 2만5245명으로 다른 시·도로 떠난 유출인구(2만372명)보다 4873명이 많다. 유입인구에서 유출인구를 뺀 순유입인구가 2011년 2342명이었던 것에 견줘 1년 새 갑절 넘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2010년(437명)에 견주면 2년 새 10배나 늘어나는 등 제주도 유입인구가 폭증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1~3월 제주도의 순유입인구는 186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16명)보다 83.5% 급증했다.

‘육지 사람’이 늘면서 한라산과 해안 사이 고도 200~600m의 구릉지대인 중산간엔 빈집을 찾는 것도 어려울 정도다. 풍광이 좋은 해안도로 쪽은 외지인들이 차린 가게가 즐비하다.

이를테면 에메랄드빛 바다가 백사장과 조화를 이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엔, 최근 3년 사이 게스트하우스 8곳과 카페 3곳이 새로 들어섰다. 모두 외지인들이 운영한다. 마을 인구도 3년 동안 50여명 늘었다. 이 마을 이장인 김우일(48)씨는 “육지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 해안도로변 땅값은 지난해 3.3㎡에 15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300만원을 줘도 못 산다”고 말했다.

장길남 농업기술원 농업교육담당은 “육지에서 오는 사람들 가운데 젊은층은 농촌형 민박 등을 하려고 하고, 노인층은 감귤원 등을 매입해 전원주택 등을 지으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정착 여건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는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제주 정착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가 하면, 이주민들끼리 ‘움직이는 마을모임’ 등을 만들어 한달에 한번꼴로 만나 귀농·귀촌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등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한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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