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지역 활성화를 내세워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80% 이상을 출자해 세운 리조트업체의 대표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선거운동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강원도당은 17일 성명을 내어 강원도 영월군 동강시스타의 남만진 대표가 공공연히 박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이 공개한 남 대표의 선거용 명함에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남만진’이라는 소개와 함께 조직총괄본부 국민참여본부 상임고문, 직능총괄본부 리조트관광 대책위원장 등 7개 직함이 적혀 있다.
남 대표는 2010년 11월 동강시스타 대표로 취임하기 10여년 전부터 새누리당 당원으로 활동해왔으며, 이달 초부터 새누리당 당직을 담은 명함을 만들어 나눠주며 박 후보 선거운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임직원이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선거운동이 금지돼 있지만, 동강시스타는 주식회사이므로 임직원들의 선거운동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골프장·콘도 등을 갖춘 동강시스타는 출자금 1059억원 가운데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 강원도, 영월군, 강원랜드가 82%인 869억원을 출자해 세운 업체로,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권영만 민주통합당 강원도당 사무처장은 “동강시스타는 세금을 대거 투입한 사실상 공공기관이다. 더욱이 극심한 경영난으로 강원랜드로부터 긴급자금 101억원을 받아 부도 위기를 넘긴 동강시스타의 대표가 경영은 뒷전에 둔 채 선거운동에 몰두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출자기관인 영월군의 김정길 경제정책담당도 “법적으로 문제없다 해도, 출자기관들의 공공지분이 투자됐으면 선거 중립의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만진 대표는 “새누리당 당직자로서 당직이 적혀 있는 명함을 당원이나 아는 사람들에게만 일부 나눠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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