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 돕긴커녕 정부 대변” 농가 비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만들었다가 비난을 샀다.
제주도는 7일 오전 ‘광우병 괴담 -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광우병에 관한 근거없는 오해와 불안감이 증폭되는 등 쇠고기의 안전성을 두고 우려가 높아 정부 발표와 기자회견, 신문광고 내용 등을 종합·요약해 홍보함으로써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료에는 ‘광우병 괴담 10문10답’ 과 정부가 발표한 수입중단 여부, 태도가 바뀐 이유, 30개월 이상 여부 확인 등 중요 쟁점을 비롯해 원산지 표시 대상 전면 실시계획과 미국 수출작업장 특별점검 실시 계획이 담겼다.
도는 “중·고생 등 청소년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게 급선무”라며 제주도 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이 자료를 각급 학교 학생들에게 조회, 종례 등의 시간을 이용해 사실을 강조토록 할 계획이다. 각급 기관·단체 등에도 잘못된 보도, 소문, 유언비어에 미혹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특히, 도는 정부의 광우병 관련 광고를 전국지 뿐 아니라 지역 일간지에도 내주도록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런 자료가 나오자 제주도가 ‘알아서’ 정부 입장과 미국 농무성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민들의 비난이 일었다.
축산농가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개방에 따른 제주도내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대변해야 할 제주도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만을 주장하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부터 쇠고기 수입개방에 반대해 시한부 단식수업을 하고 있는 제주 동광초 이용중(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총장) 교사는 “건강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제주도 축산농가들을 위해 일을 해야 할 제주도가 누구를 위해 일을 하는 지 모르겠다”며 “이런 자료를 갖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라면 말이 되겠느냐”고 비난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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