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섬나리의 동물해방선언
9회 미국 동물해방컨퍼런스(ALC)에 가다 2
9회 미국 동물해방컨퍼런스(ALC)에 가다 2
지난 9월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빙스턴에서 디엑스이활동가들이 가금류 사육·가공 기업인 ‘포스터팜’의 도살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갑 차는 연습을 하는 활동가들 그곳엔 이미 11명의 활동가들이 도살장 입구를 봉쇄하고 있었다. 그들은 트럭에 몸을 결박한 채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국내 유명 육가공업체 ‘하림’ 같은 축산 대기업인 포스터팜은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을 비롯해 미국 곳곳에 닭을 납품한다. 도살장은 기업의 규모에 걸맞게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도살장을 둘러싼 연노란 잔디밭에 위에는 닭을 빼곡히 실은 트럭에서 휘날려온 흰 깃털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그 기괴한 평화가 이날만큼은 멈췄다. 활동가들은 트럭 위에 올라가고, 바퀴에 몸을 걸어 묶었다. 나머지 6명의 활동가들은 콘크리트로 가득 찬 드럼통에 몸을 결박했다. 자신의 몸을 이용해 가려진 동물의 현실을 미국 전역에 알리고자 한 것이다.
‘포스터팜’ 도살장 앞에서 락다운 지지시위를 벌이는 디엑스이 코리아 활동가들.
도살장에서 주지사의 집으로… 나의 뇌리에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된 ‘연행 연습’이 다음 날 실제로 눈앞에서 펼쳐졌다. 그러나 경찰이 비폭력 시위를 벌인 이 활동가들을 연행하는 데에는 무려 8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 활동가들은 무려 14명의 닭을 구조할 수 있었다. 구조는 동시다발적으로 곳곳에서 벌어졌다. 활동가들은 닭을 실은 트럭이 멈춘 찰나 순식간에 트럭의 철창을 열고 갇혀있는 두 명의 닭을 구조했고, 도살장 내부에서도 죽음 직전에 두 명의 닭이 구조됐다. 락다운 이후 새벽에도 활동가들은 기업의 농장에 잠입해 또 다른 닭 10명을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
이날 비폭력시위를 통해 닭 14명가 구조됐다. 사진은 활동가들과 트럭 철창을 열고 닭을 구조 중인 영화배우 알렉산드라 폴. 그는 미드 ‘베이 워치’ 시리즈로 유명하다. 디엑스이 제공
11명의 활동가들은 각각 트럭 위와 바퀴, 콘크리트에 몸을 결박해 도살장 트럭의 진입을 막았다. 디엑스이 제공
주지사의 집 앞으로 행진해 기후위기와 공장식 축산에 항의하는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디엑스이 제공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의 힘 결국 20명의 활동가들이 연행됐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 도살장을 가로 막은 활동가 11명의 재판일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코로나로 계속해서 미뤄지던 디엑스이 활동가들의 공개구조 재판들도 동시에 재개됐다. 디엑스이코리아가 2019년 벌인 도계장 락다운 사건도 얼마 전 대법원 심리가 결정됐다. 동물권 활동가들은 아픈 동물을 구조한 것,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동물의 고통을 알린 이유로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다.
동물해방컨퍼런스의 마지막 날인 9월30일 어린이 활동가들은 상원의원들에게 기후위기와 공장식 축산에 대한 책임을 묻는 편지를 전달했고, 활동가들은 주 청사 앞마당에 죽어가는 동물들의 그림을 그렸다. 디엑스이 제공
락다운 한 활동가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하던 도중 은영 활동가(왼쪽)와 나는 도살장 입구 바닥에다 분필로 동물권 운동의 메세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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