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삶은 위선자의 삶입니다. 하라고 하면서 못하고 말과 행동이 다릅니다.
스님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스님에 대한 환상으로 작은 잘못도 용납하지 못해요. 스님들을 잘 아는 분들은 환상이 깨져서 인간으로 받아들입니다. 스님이라고 해서 사람들과 다르지 않아요. 성격, 배경, 수행력, 다양합니다. 사람이 다양한 만큼 스님들도 다양합니다. 머리 깎으면 달라지는 게 머리스타일 뿐이에요.
인간다운 인간이 거의 없듯이 스님다운 스님이 거의 없어요. 다 집착과 허물이 많고 많이 부족하죠. 다만 스님들은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하고 스님상으로 괜히 잘난척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일반인들과 다른 점입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한다고 채식 안하면서 채식한다고 겉모습을 너무 중요시 여겨요. 눈치보는 게 지나치고 투명하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 해요.
우리나라가 무서워요. 작은 것으로 박해하고 괴롭혀요. 자기 차례가 안 올 줄 알고 죄인이 죄인을 죽여요. 비밀이 없는 사람, 죄없는 사람이 있나요? 사회는 너무 잔인하고 사람은 너무 약해요. 사회는 자비롭고 사람은 강인해야 하는데 거꾸로 되어 있어요.
왜 한국에서는 스님을 스승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비구의 원래 뜻은 거지, '구걸하고 지내는 사람' 입니다. 불교의 스승은 선지식, 수준이 엄청 높아요. 일반 사람과 완전히 다른 비범한 존재를 뜻합니다. 머리 깎는다고 해서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스님을 무조건 스승으로 생각하고 귀의처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스님은 중.. ing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거의 스님이 아니에요. 이름만 스님이지 많이 타락했어요. 스님 된 게 후회는 없었지만 갈등은 많았어요. 제 이름으로 남에게 도움이 된다면 스님직책을 받들고 싶지만 형편이 없다는 것은 맞아요. 겸손해서 하는 말이 아니에요. 오전에는 글을 올리고 오후에는 글을 어기고 있어요. 저는 스승 자격은 당연히 안 되고 스님 자격도 안 돼요. 스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스놈이라고 불러 주세요. 이중생활 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자기 꼴을 잘 알아차리고
너무 약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다른 사람을 봐주고
기대를 버리고
타인에게 사회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살려고 하면 어떨까요?
용수 스님(세첸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