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태어났을까요? 고통받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왜 불행할까요? 행복하고 보람있게 살 수는 없을까요? 분명히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해야 하고 행복할 것입니다.
먼저 고통과 행복을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와 같은 고통도 있지만 정신적인 고통이 정말 고통입니다. 고통은 마음이 닫혀 있어 오고 행복은 마음이 열려 있어 옵니다. 고통스러울 때를 생각해 보세요. 이 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요. 거부하거나 저항하는 마음이 고통입니다. 따라서 생각에 잠깁니다. 생각이 늘 우리를 속이고 괴롭히고 지배합니다.
반면 행복할 때를 생각해 보면 마음이 열려 있어요. 집착이 별로 없어요. 머리가 복잡하지 않아요. 여행 가면 행복하지 않아요. 여행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을 열어서 행복한 겁니다. 받아들이는 마음, 포용하는 마음, 이것이 행복입니다. 바깥 대상이나 어떤 상황 때문에 불행하거나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마음 때문입니다. 원치 않는 경험에서도 마음을 열 수 있다면 감당할 만해요. 배우는 게 많아요. 저항이 없으면 평화가 있어요. 그리고 오래가지 않아요.
인생은 경험뿐이에요. 경험을 쌓기 위해 태어났어요. 경험을 쌓는 것은 깨어 있는 것을 의미해요. 생각을 굴리고 있으면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니라 업을 쌓는 거예요.
행복은 조건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행복하고 그래도 행복해야 합니다. 조건 없는 행복이 우리의 본성, 중심입니다. 방해하는 것이 없으면 그냥 저절로 행복합니다. 마음을 열면 내면의 행복과 연결이 되어서 행복감을 느낍니다. 본성에 대한 약속과 헌신이 있으면 삶의 모든 어려움이 없어집니다. 본성을 약속한다는 것은 매 순간 생각을 내려놓고 본성에 내맡김 하는 겁니다. 우리의 본성은 생각과 개념이 없는 마음자리입니다. 생각을 버리는 순간 조건 없이 행복한 우리의 마음자리로 내려오게 됩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겁니다. 머리로 살면 괴롭고 가슴으로 살면 행복해요. 머리가 복잡한 것이 불행이고 잡념이 없는 것이 행복이에요.
선불교에서는 마음의 본성 자리를 ‘오직 모를 뿐’, ‘몰라도 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 마음을 약속하고 이 마음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늘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 수 있어요. 모든 괴로움은 본성과 어긋나서 생깁니다. 생각을 이어가거나 상황과 사람을 구체화하면 업과 고통이 만들어집니다.
행복은 몰라도 되는 마음입니다. 참 편하고 지혜로운 마음입니다. 어렵지 않지만 연습이 필요해요. 의견, 판단, 알아내려고 하는 마음, 정리하려고 하는 마음, 원망하는 마음, 좌절하는 마음, 찾고 있는 마음, 몽땅 버리세요. 모든 부담을 내려놓으세요. 가볍고 편하게 살아요.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요? 모든 경험에서 성장하고 보람있게 충만하게 즐겁게 살기 위해서 태어났어요! 본성에 충실하고 헌신하면 틀림없이 행복할 겁니다.
용수 스님(세첸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