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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벗님글방

반드시 복수할 거야!

등록 2013-09-30 11:27

반드시 복수할 거야!   “죽은 요한이 되살아났다!(루가 9,7~9)”   저 놀부놈 거동보소! 저 왕이라는 자 헤로데놈 눈깔보소! “이게 우찌된 일이냐~ 누가 말 좀 해봐! 요한은 내가 분명히 목을 베어 모가지를 쟁반에 올려놓고 내 눈으로 똑똑하게 보았는데, 죽은 요한이 살아났다니! 하늘이 노하신 거냐~!”   예수님의 소문을 들은 헤로데는 두려움에 떨면서 오금이 저립니다. 자기가 한 일을 제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이란 어떤 대상이 나를 위협하는 현상에 대한 감정이지요. 사람이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나를 결정적으로 위협하는 최후의 실재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한 감정.   분노나 용서나 두려움은 모두 영적인 차원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용서하고 싶어도 용서가 안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는데 그가 아직도 분노하며 용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내가 이미 그 목숨을 끊어버렸으므로 그가 나에게 복수할 길은 영원히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려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사랑도 분노도 모두 영적인 차원이기 때문이지요.   상처받은 그가 나에 대해 원한과 분노를 지속하고 있을 때 그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내 영이 듣게 됩니다. “반드시 복수할 거야!” 나의 두려움은 계속 증오 상태를 유지하게 합니다. 나도 살기 위해서 그를 계속 부정과 증오로 압박합니다. 타인들이 그를 미워하고 무시하고 나쁘게 평하기를 바라며 허물을 들춥니다. 그의 몰락을 원합니다. 그래도 분노는 한을 낳고 두려움을 낳고 악순환 합니다. 끝날 싸움이 아닙니다. 이미 영적 사건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헤로데가 요한을 의로운 사람으로 여겼으면서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아 처형했으면 그의 영혼을 위한 진혼굿이라도 올려주며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청해야 했습니다. 나에게 품은 한(恨)은 나를 사로잡습니다. 한이란 이미 죽은 자에 대하여 용서도 구하지 못하게 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살아 있어도 산 것이 아닌듯 두려움에 떨고 있던 헤로데 왕처럼!  
*영화 <웰컴투동막골>   두려움을 단절하는 길은 오직 하나 관계의 회복뿐 입니다. 용서와 화해가 유일한 치유의 길입니다. 문제의 옳고 그름은 관계회복 다음의 문제입니다. 먼저 용서 구하며 화해해야 하는 것은 잘잘못이 가려져서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우리 죄를 묻지 않고 용서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내가 용서를 청해야 할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우선 휴대폰 문자를 보냅니다. 날이 밝으면 반드시 만나리라 약속하면서... *   나 태어나 서울교구에 사제가 되어 꽃피고 눈 내리길 어언 삼십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강산에 묻히면 그만이... 어제 밤 축일 축하파티에 답가를 부르다가 목이 걸려 못 부르고 말았다. 시집간 날 등창나다! (201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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