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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벗님글방

난방 대신 지혜로 집 덮히기

등록 2013-02-04 19:43

휴리의 겨울 난방비 절약법

나의 살림 로망 중 하나는 겨울 도시가스 난방비가 10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었다. 이번 2월 납부분에서 이를 드디어 실현했다. 보통 2월에 납부하는 금액(12월 중순~1월 중순 사용분)이 난방비 최고액을 기록하게 되는데, 특히 이번 겨울은 한파가 유독 심했음에도, 목표치를 달성한 것이다. 5만원으로까지 줄이고 싶지만, 이건 무리일 수도 있겠다. 괜히 감기 걸리고 고생하면 그 대가가 더 클 테니. 어쨌든 겨울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나름 고군분투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1. 가스보일러 다루는 노하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지금 사용하는 가스보일러는 열효율이 좋은 콘덴싱 보일러로 1년여 전 새로 교체한 것이다. 그러니 오래된 보일러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기본 출발이 좋은 셈이다. 

1년 전 2월분 가스요금은 약 15만 원 정도. 가장 난방을 많이 하는 시점의 비용이 이 정도였는데, 가스보일러 수리기사 아저씨조차 “그 정도면 적게 나온 것”이라고 칭찬을 해줄 정도였다. 

당시 나는 가스보일러를 난방온도 25~27도로 놓고 2~3시간 간격으로 작동되게 해놓은 경우가 많았다. 낮에는 거의 틀지 않았고 저녁 8시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각방과 연결된 가스 밸브는 안방과 거실밸브 2개 중 1개만 열어 놓았고, 나머지는 잠그거나 약하게만 열어 놓았다. 

거실의 경우 많이 쓰는 공간 쪽만 난방이 들어오게 했는데 거실의 나머지 반은 냉골이었기 때문에 난방을 해도 그다지 따뜻하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았다. 밸브를 거의 잠가놓은 부엌과 다른 방은 완전 냉골이어서 그쪽으로 갈 때는 찬 기운이 무서울 정도였다. 

올해 보일러에 감압밸브를 달기 위해 보일러 수리기사 아저씨를 다시 불렀는데, 아저씨께서 말씀하시길. “일부만 난방하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난방하는게 효율이 더 높을 수 있다. 일부만 하면 차가운 공간 문을 열고 닫을 때 찬바람이 들어와 난방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방 밸브를 잠글 경우 가스 공급이 아무래도 막히기 때문에 보일러에 무리가 간다. 밸브를 잠글수록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뭔가 무리가 가는 듯 한 느낌이 들긴했다. 또 잠가놓는 것보다 꾸준히 쓰는 것이 배관 등의 상태에도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방 밸브는 다 열고, 거실 밸브도 두 개다 3분의 2정도씩 열어 놓고, 부엌과 다른 방 밸브도 약하게 열어 놓았다. 난방온도는 최저 설정 온도인 10도로 해놓았는데, 실내온도가 보통 20도 안팎인데도 때가 되면 보일러는 돌아갔다. 즉 보통 실내온도보다 난방온도를 높게 해야 보일러가 작동된다고 하는데, 실내온도보다 난방온도가 낮은 데도 난방 예약시간이 되면 보일러가 돌아가더란 말이다.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실내온도기가 정확하게 온도를 잡아내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보일로의 물 온도는 낮으므로(추운 베란다에 보일러가 설치돼 있다) 보일러 물 온도가 10도 이하면 어쨌든 보일러가 돌아가는 것 같다는 추측을 하고 있다. 

집 전체적으로 난방을 하되, 난방온도는 10~12도로 최저수준으로 놓았더니 집 전체가 따뜻한 느낌이 들면서 추위로 인해 집안에서도 몸과 마음이 위축되는 현상도 줄었다. (저온으로 난방할 땐 이 온도로 집을 덥게 하는 것이 아니라 냉기를 없애는 수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저온으로 집을 덥히려 들면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물론 이것도 자기 전부터 자는 동안에만 하고, 낮에는 웬만하면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보일러 난방의 목표가 작년에는 “난방”이었다면 올해는 “냉기를 없애는 정도”로 바뀐 셈인데, 실제 난방효과나 비용 절감 면에서 후자가 훨씬 효율적이었던 것이다. 

이번에 나온 2월분 가스 요금은 약 9만5천원!!! 10만 원 이하라는 목표를 달성하였다. (30평 초반의 집, 2인 기준)

2. 에어 캡의 놀라운 효과

얼마 전 한창 한파가 심할 때 에어 캡을 너도나도 붙인다는 소식에다, 주변의 권고를 받아들여 나도 인터넷으로 한롤 큰 것을 주문해 다가 실내 유리창 전체와, 현관문 안쪽에다 붙였다. 부엌의 작은 창은 아예 비밀로 창 자체를 막아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했다. 

에어 캡을 붙이니 실내온도기가 당장 1도가 올라갔다. 체감 기온은 더 높았다. 이전에는 난방을 해도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냉기 때문에 항상 추웠는데 에어 캡을 붙이고 나서는 느껴지는 냉기가 확연히 줄었다. 

에어 캡의 단점은 창이 불투명해지면서 밖의 풍경도 잘 안보이고 햇볕도 덜 들어온다는 것이다. 답답함은 단점이기는 하다. 햇볕도 잘 안 들어와 아쉬운데, 난방 면에서보면 햇빛이 덜 들어와 방이 덜 데워지는 것보다, 에어 캡이 냉기를 막아주는 정도가 더 큰 것 같다. 

에어 캡 뿐 아니라 기본적인 단열 방풍도 반드시 해야 한다. 이미 작년에 문풍지로 창과 문의 틈은 모두 막았고, 큰 창에는 커튼을 달아 냉기를 막고 있다. 

3. 전기난방기 NO, 핫팩을 적극 활용!

전기난방기구는 조그만 전기방석을 제외하고는 일절 쓰지 않는다. 전기난방기는 사실 그다지 따뜻하지는 않고 전기요금 폭탄이 나올 수 있다. 

집에 있는 전기방석은 예전부터 있던 것이라 쓰는 건데, 거실에서 정말 춥거나 몸의 냉기를 바로 없애야할 필요가 있을 때 잠깐씩만 쓰고 바로 끈다. 

우리 집의 전기요금은 1만~1만5천원사이. 전기난방기구를 사용하지 않으니 겨울이라고 특별히 더 나오진 않는다. 물 끓이는 용도로 겨울에 전기포트를 수시로 사용하니 전기요금이 겨울에 조금 더 나올 수는 있지만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TV수신료 2500원이 포함된 금액이니, 실제 사용 전기요금은 1만원이 안될 때가 많다. 

잘 때는 뜨거운 물을 부어 쓰는 핫팩을 활용한다. 고무로 된 제품을 썼었는데 올 겨울에는 아연으로 된 유탄포 큰 걸 사서 이불 속에 넣는다. 유탄포는 난방을 하지 않는 일본에서 겨울철 난방기구로 사용하는 것으로, 아연이나 동으로 만들어진 쇠 통에 뜨거운 물을 붓고 주머니에 넣어 이불 속에 넣으면 이불 속이 따뜻해진다. 

고무핫팩

일본식 유단포. 밤새 이불 속에 따뜻하게 데워진다.

고무 핫팩이 2~3시간 정도 지속되는데 비해, 유탄포는 2~3배 정도 더 효과가 있다. 외풍 이 심하지 않고, 위아래 층에서 다 난방을 하는 집합주택 같은 곳에서는 난방하지 않고 유단포로만 밤을 난다는 사람 이야기도 들었으나,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내 경험상 0도 안팎의 춥지 않은 날에 내복과 따뜻한 실내복을 입고 잘 경우 유단포만으로도 자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아직 겁나서 시도하지는 않았다. 감기 걸릴 까봐)

4. 소소한 실천들

가스보일러는 온수를 쓸 때도 작동하는데, 이때도 많은 에너지를 쓴다고 한다. 샤워하거나 머리 감을 때야 당연히 쓴다지만 겨울철 양치할 때, 화장 안한 얼굴을 씻을 때 등 뜨거운 물이 진짜 조금만 있으면 될 때, 온수를 틀기엔 너무 아깝다. 뜨거운 물 조금 쓰자고 한참 찬물 흘려보내야지, 그동안 보일러 돌려야지……. 

그래서 물이 조금 필요할 때마다 전기포트나 작은 주전자를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필요한 만큼의 뜨거운 물을 끓여 썼다. 

최근엔 안 쓰던 1리터짜리 보온물통에 뜨거운 물을 담아 욕실에 갖다 놓았다. 뜨거운 물이 조금 필요할 때 따라 쓸 수 있도록. 매번 물을 끓이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 

환기는 가능한 낮시간 대에 한다. 겨울이라고 환기를 안 할 수는 없고, 기온이 그래도 높은 낮에 해야 환기로 식은 실내공기가 그래도 덥혀질 시간이 있다. 낮에 환기하고 나면 밤에 난방하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실내 온도가 저절로 다시 오르는데, 해가 진 후 환기하면 난방을 해도 추워진 실내가 잘 따뜻해지지 않는다. 

집에서 옷을 껴입고 있는 것은 기본이다. 원래 추위를 많이 타서 난방을 한다 해도 그랬을 테지만, 내복+폴라폴리스 실내복+조끼+수면양말 정도는 기본이다. 

덮는 이불도 2개, 바닥 요도 2개를 쓴다. 이불 속 공기가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바닥에 요를 하나 더 깔았더니 난방을 많이 하지 않아도 바닥의 냉기가 잘 올라오지 않아 좋다. 유단포로 데워진 이불속 온도도 잘 식지 않는다. 이불 2개 역시 이불 속 공기를 따뜻하게 한다. 단 무겁고 답답한 게 단점인데, 난방을 덜해 공기가 차가우면 그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될 듯하다……. 

겨울 난방비는 기본 생활비용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나의 살림 목표는 기본비용 줄이기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그럼 돈에 덜 집착할 수 있고(사는데 기본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환경오염도 줄어든다.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고 겨울난방비를 5만원 이하로 줄일 수 있게 될 때, 다시 한번 난방비 줄이기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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