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을 만드신 분이 속도 만드셨다(루가 11,37-41).”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 생활을 대하는 태도는 자유롭고 여여(如如)롭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대교 신자로서 안식일 의무사항이나 식사 전에 손을 씻는 예절의 율법들을 몰랐을 리가 없었을 터지만 그건 제자들이 바리사이들 있는 곳에서 조차 사소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을 만큼 삶의 여유와 당당함이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분위기 때마다 형식에 버금가는 삶을 강조하십니다. “겉을 만드신 분이 속도 만드셨으니, 식사 전 의례로 손을 씻었다면 그 손으로 부정한 일을 해서는 안되지 않겠어?”
사람으로 태어나 사회인이 되기까지는 성장의 단계들이 있겠지요. 동물적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교육으로 ‘인간’이 됩니다. 인간(人間)은 사람(人) 사이(間), 즉 사회 관계적 존재라는 뜻이지요.
교육이란 무엇입니까? 몸뚱이로 태어난 사람이 서로 함께 살아가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을 ‘사회화(社會化) 과정’이라고 하는데, 사회화 과정이 곧 교육의 정의(定意)이며 부모 스승 사회가 그 책임을 담임합니다.
모든 존재는 형식과 본질, 즉 그릇과 내용물로 되어 있는데 서로 조화로워야 진정성을 갖게 됩니다. 몸이 크고 건강해지는 만큼 정신도 성숙되어야 인간으로서 교양과 덕성의 균형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겉을 만드신 분이 속도 만드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유아기는 몸을 만들고 유년기는 습관을 만들고 청소년기는 정신을 만들고 청년기는 사상을 만듭니다.
태어나서 말귀를 알아듣고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를 ‘유아기’라고 하는데 신체를 만드는 때이니 어머니의 젖으로 면역체계를 유전시키고 청정한 음식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년기에는 습관을 만듭니다. 예의범절을 가르치지요. 들고날 때에는 신발과 문을 돌아볼 것, 말은 공손하고 똑똑하게, 어른 앞에선 인사를 하고 발을 뻗거나 드러눕지 말고, 자기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울거나 때를 쓰지 말고)... 바른 습관을 만들어 줍니다. 가장 중요한 교육과정인데 자식농사를 망치는 이유는 바로 시기에 교육을 하지 않고 값싼 애정으로 몸만 키웠기 때문이지요.
청소년기에는 예의를 완성시키고 바른 습관의 몸에 바른 정신과 염치를 심어줍니다. 어른이 물건을 들고 가시면 달려가서 받을줄 알고, 정직과 절제, 학습의 공력, 양보, 협동, 배려심, 정의감을 넣어줍니다. 염치를 모르면 상것이라 손가락질 받게 됩니다.
청년기에는 사회 사상을 담지하게 되는데 청소년기까지는 부모의 역할이지만, 청년기 사상은 스스로 알아서 담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 대바구니처럼 엉성한 존재입니다. 돌봄과 교육을 통해서 흙을 바르고 칠기를 해서 온전하고 좋은 그릇을 만들어서 거기에 좋은 음식을 담게 합니다. 교육은 빠를수록 좋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는 다 알아듣고 있는데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하면 자식농사를 버리게 됩니다.
율법과 함께 그 본래의 정신을 잃지 않으면 매이지 않고 걸리지 않은 자유인이 됩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영성이 담길 때 빛나는 삶이 됩니다. 예수님이 그런 분입니다. "식사 전에 손을 씻듯이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네 마음과 영을 정화하라!"
전라북도 김제에서 소 여물 볏짚을 140만원에 한 트럭 사왔는데 품질이 아주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