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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벗님글방

번뇌와 고통에서 벗어나라

등록 2012-09-03 10:27

“그들이 말하는 것은 지키고 행실은 따라하지 마라(마태 23.1~12)”

 

번뇌와 고통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걸까? 욕구와 분노와 두려움입니다. 불교에서는 탐진치(貪瞋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고통을 벗어나는 지혜는 이성에 따라 본성의 욕구를 절제하는 것, 자기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사물에 대한 감정을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배우들은 주어진 배역에 대해서 열심히 연기합니다. 악역을 맡으면 악한 노릇을 충실히 할 뿐입니다. 극중의 인물은 작가의 공상이건 논픽션이건 일어난 일(사건)이고 배우는 연기(전달자)일 뿐입니다. 시청자들은 그것을 실제로 받아들여서 악역 맡은 배우가 백화점에서 봉변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는 다른 드라마에서 좋은 주인공을 맡기도 하는 건데 참 기막힌 넌센스지요.

일어난 일(사물)과 관객(감정)을 분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이미지라고 합니다. 이미지를 정치와 마케팅에 이용합니다. 김남주 패션이란 것도 그렇고 이명박의 경제대통령도 그런 결과니까 ‘사물’과 그 ‘감정’의 결합이란 대단히 무서운 것입니다. 한 인간과 국가와 세계를 고통에 빠뜨리기에 충분합니다. 민주주의의 위기이고 ‘다수결이 진리는 아니라’라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일어난 일(사물)’과 그것을 대하는 감정(관계)은 다른 것입니다. 동일시하는 데서 분노와 두려움이 생깁니다. 누군가가 나에 대해 흉을 보았다고 전해 들었다면 화가 나겠지요. 그런데 욕은 다른 사람이 했는데(사물) 왜 내가 화를 내는 걸까요?(관계) 나에 대해서 흉보았기 때문에? 그에게는 대통령도 흉볼 권리가 있지 않아요?.

그런데 흉보았다는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다른 의도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일지라도 내가 화를 내지 않고 만약에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 보였던 모양이구나!’ 혹은 ‘욕은 네가 했으니 너의 감정 문제다!’ 해버렸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는 더 바보가 되고 욕한 사람은 더 돋보일까요? 그럴 턱이 없죠. 반대 현상!

내가 분노했을 때 빼앗길 에너지와 행복한 마음을 잃지 않게 해주고 둘 사이에 다툼이 나타나지 않게 했고 흉본 친구에게는 미안한 마음과 회개의 기회가 더 커졌습니다. 1타3획입니다.

죽음은 어떤 것일까요? 말도 못하게 고통스러운 걸까요 아니면 평화로울까요? 인류 역사에 단 한 사람도 경험해보지 않았고 말해주지 못한 것이 죽음인데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죽음과 죽음에 대한 감정을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또는 분노하고 있다면 미워하는 어떤 대상이 있다면 그 사물에 내 감정이 관계되어 있다는 징표입니다. 그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독립시키십시오. 자식이 속을 썩인다. 부모 가족으로서의 감정을 관계시키지 말고 실체를 보십시오. 그렇다고 가족 관계를 누가 떼어놓을 수 있습니까?

객관적 실체를 보고서 개선책을 찾으십시오. 그러면 부모로서의 편견 없는 대안이 나올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과학정신입니다. 내 자식이니 어쩔 수 없다. 혹은 내 뜻대로 되어야 한다... 자식 농사 훌륭하게 망치는 길입니다.

모든 사물은 그 자체로 독립하여 존재합니다. 다만 내 감정의 해석이 그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나빠하기도 할 뿐이고 그것을 드러냄으로써 분노와 두려움과 고통이 시작되는 겁니다. 사물과 감정을 독립시켜야 합니다. 인간과 인간에 대한 감정, 죄인에서 사람과 죄를 구분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지요.

예수님의 삶과 말씀, 기적, 교회와 성서의 가르침, 율법은 그 자체로 독립하여 존재합니다. 교회가 썩고 세속화되었어도 성직자에게 배신감을 느끼더라도 예수님의 구원 섭리와 성서의 진리와 교회의 성사는 오염되거나 흠나지 않은 그대로입니다. 종교생활이나 소비생활이나 대인관계나 ‘싸구려 포장의 좋은 물건’과 ‘화려한 포장의 별 쓸모없는 상품’을 식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율법학자들이 가르치는 것은 다 따르라. 진리다!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말라. 위선이고 기만이다!”. 박신부는 좋은 말만 하지만, 박신부를 본받지는 말라는 말이지요? 물론 그렇지요. 저는 사랑의 전문가처럼 말하면서도 사랑이 부족하니까요. (2012. 8.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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