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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벗님글방

당신은 덩달이 스머프인가

등록 2011-07-29 17:03

                                                                             
                                                                      인천세관에 적발된 명품 가방들                               내가 산 것들은 진짜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덩달아 산 것인가. 돈에 대한 나의 태도는? 돈과의 관계를 리모델링하기 현대인의 삶은 고비용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비싼 집값을 대기 위해 대출을 받고 자동차를 굴리고, 다양한 전자제품을 사고, 여러 개의 통신기기를 사용하고, 과외를 하고, 헬스클럽에 다니고, 학원에 다니느라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구매와 선택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인가? 내가 진짜로 원하는 일들인가? 에 대해 묻는다면 만족한다고 대답할 사람이 많지 않을 듯하다.    내가 원하는 삶을 기준으로, 내 삶이 피폐하지 않게, 오히려 풍요로워질 수 있게 자신만의 경제적 목표를 갖고 살면 안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 <돈의 인문학>(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을 재밌게 읽었다.    “일상에서 돈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지만, 돈과 삶의 관계를 성찰하는 언어는 익숙하지 않다……. 돈에 대한 자신의 이미지를 대면하고 직시하는 것은 삶의 본질을 드러내는 지름길일 수 있다……. 돈에 대한 경험과 생각과 느낌을 꺼내놓고 비춰보면서 우린 자아의 내밀한 세계를 포착할 수 있다……. 삶의 필요를 냉정하게 헤아리지 않으면 한없이 증식되는 욕망의 포로가 되어 생활은 계속 고비용 구조로 치닫는다. 대다수가 패자일 수밖에 없는 머니게임에 헛되이 뛰어들지 않으려면, 세태가 부추기는 대박의 환상을 직시해야 한다. 마음을 투명하게 읽어내야 한다.”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이 그렇게 집착하는 돈. 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정확하다. 현대인들은 아무도 돈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정말로 내게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인가. 설령 다른 사람들의 욕망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해도 그 욕망은 나에게 정당한가. 그것은 삶의 필요를 배반하지 않는가. 재물의 외피로 환원되지 않는 자아를 직면할 때, 우리는 자신이 정말로 누구인지 질문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아파트를 샀다고 하자. 학군이 좋아 자녀를 위해 그곳에 이사 간 것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고층 아파트에 살면서 건강은 나빠질 수 있고, 아파트 주변 교통난 때문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길에서 버리고 산다. 아파트 대출금과 이자를 갚느라 허리가 휜다. 다른 사람의 욕망을 내 욕망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아파트보다는 공기 좋은 외곽에서 여유를 느끼며 사는 것을 더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은 화폐의 기원 등을 밝히면서, 돈은 사회구성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순환되는 것이며 신뢰가 깨질 때 돈의 가치 역시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한다. 소모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돈놀이에 휩쓸려 삶을 잃을 것이 아니라, 실제 가치에 따른 경제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가치다. 복잡한 눈치작전과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이 얽히는 시스템 속에 끊임없이 요동치는 머니게임의 소모전으로부터 빠져나와, 삶을 풍요롭게 빚어내고 키워가는 살림살이에 정성을 기울이자. 불가해한 시장에 운명을 맡기는 대신, 알아볼 수 있는 규모와 얼개로 삶을 재구성해야 한다. 가치는 자명한 것이 아니라, 내가 또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구성된다.    당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좋은 삶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 탐색해나가자. 그 과정에서 서로를 고마운 벗이나 이웃으로 발견하고, 자신의 존재 가치와 잠재력을 만날 수 있다. 부의 원천은 무엇인가. 하나는 자연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다. 자연을 가치의 근원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킬 때 파멸과 고갈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을 노동의 도구 또는 마케팅의 대상으로만 취급할 때 사회는 난폭하고 경박해진다”    책에서 명확하게 어떤 방안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지적을 바탕으로 피폐한 돈의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상상해볼 수 있다.    돈으로 거래하지 않는 관계를 많이 만들 것. 대표적인 것이 인간관계다.  “당신의 자산은 얼마나 되십니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개 두 가지를 계산한다. 부동산과 금융자산이다. 우리는 돈으로 명확하게 환산되는 것만을 재산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뿐일까? 세상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한다. 알음알이를 통해 얻는 정보나 기회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내밀어준 손길 하나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손실에서 나를 구해주기도 한다. 돈이 많지 않다 해도 내가 경제적으로 궁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인들이 많다면 그것을 자산 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 바로 그것이 사회적 관계가 지니는 가치다.”    꼭 무엇을 돈 주고 사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도 대안이 된다.   “아이들에게 절실한 것은 자신의 역량을 발굴하고 키워가는 경험이다.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우선 스스로 처방을 생각해내는 지혜, 부족한 것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할 줄 아는 사회적 지능이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무조건 구입할 생각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손수 만들어보든가 주변 사람들에게 빌리거나 얻는 방법부터 고민해볼 줄 알아야 한다. 쓰던 물건이 고장 났을 때도 그냥 버리고 새것을 사기 전에 제 손으로 고쳐보겠다고 도전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는 습성으로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지 못한다. 어느 정도의 결핍이 창의성을 유발한다.”    내가 쓰는 돈이 어디에 사용되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소비한다. 환경파괴, 노동착취 등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은, 그런 기업이 번성하지 않도록 하게 하기 때문에 세상을 더 밝게 할 수 있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사는 것, 그런 활동에 투자하는 것 등이 돈의 사용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일 수 있다.    “투자의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돈에서 가치로 주어가 바뀌어야 한다. 즉 투자의 목적은 더 좋은 삶과 세상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진정한 투자는 자신의 돈이 어떻게 쓰여서 어떠한 결과를 빚어내는지를 생각하면서 그러한 변화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이뤄져야 한다.”    자본주의는 비자본주의적 영역이 탄탄할수록 번성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돈만 쫓지 않아야 돈이 생길 수 있다는 자본주의의 역설이다. 그러면서 안철수 교수의 말을 아래와 같이 전했다.    “안철수 교수는 오랜 기업 경영의 경험 속에서 깨달음 하나를 얻었다. 돈과 가치의 관계를 혼동하지 않도록 밝은 분별력을 견지하기 위해 음미해볼 만한 구절이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돈과 명예만 빼고 생각해야 올바른 답을 낼 수 있다. 내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면 돈과 명예가 따라올 수 있지만 돈과 명예를 보고 내린 결정은 결국에는 올바르지 못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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