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삵으로 보이는 녀석이
닭장에 들어와 일흔 두 마리나 되는 닭을 물어 죽여 전멸시켰다.
단 한 번씩의 이빨로 물어죽이고 갔다.
허무하고 기가 막히다.
마침 아이들에게 흙으로 알과 병아리 만들기 하면서
생명에 대해 설명하려 했던 날인데, 죽은 닭
털 뽑는 일을 시켰다.
이틀이 지나서 닭 한 마리가 나타났다.
전멸한 줄 알았는데 살아남아 있다니... 질기기도 해라.
모진 것이 목숨이라 했지. 전멸은 없다.
포악한 침략자 점령자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다.
100%의 성공도 실패도 없다.
모든 진실도 진실 아닌 것도 덮어두는데 완벽이란 없다.
생명의 역사(役事)는 하느님의 손에 있어 씨는 남아 있고
그렇게 이어져 가게 되어 있다. 창세기는 소돔과 고모라, 노아의 홍수에서 살아남는 자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