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지 않는 몸이나 마음의 현상이 일어날 때, 이는 실체가 없는 본질을 살필 수 있는 훌륭한 기회입니다.
예를 들어 몸이 아플 때 통증의 본질은 공하다고 합니다. 느껴지지만 좋고 나쁜 실체가 없어요. 통증과 즐거움의 본질은 같아요. 둘 다 느낌뿐입니다.
통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통증을 싫어하고 즐거움을 집착하는 게 문제예요.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좋고 나쁘고 하는 분별심, 즉 이원성입니다.
통증의 본질을 살피기 전에 먼저 반응하는 마음을 잘 알아차려야 해요. 원치 않는 현상이 일어날 때 상황을 과하게 꺼리고 100% 나쁘다고 하면, 오래갈 줄 알고 엄청 당황을 해요. 반응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고 배울 점도 많고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와 같이 원치 않는 현상을 저항하지 않고 허용해서 실상을 살필 수 있어요. 모든 몸과 마음의 현상은 느낌이며 기분이며 에너지뿐입니다. 좋고 나쁘고를 가르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면 실체가 없는 실상을 알게 되어요. 공을 조금씩 맛볼수록 집착이 약해져요.
우리가 집착하는 것은 느낌입니다. 기분이 좋으면 행복하다고 하고 기분이 안 좋으면 불행하다고 합니다. 실체가 없는 본질을 모르고 현상과 ‘밀당’하는 불친절한 관계를 가져요.
일어나는 모든 느낌에 친절한 벗이 되어주세요. 지혜의 눈으로 분석하고 살펴보세요.
글 용수 스님/세첸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