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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벗님글방

무소유의 대자유

등록 2012-12-10 17:16

소백산 산위의마을 미사   사진 조현

“나는 어떤 처지에서도 풍족하게 사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필립 4,10~19).”

‘무소유’란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삶을 말합니다. 돈을 벌려고 애쓰는데 가난하거나, 교도소에 살아서 돈을 만지지 않고 사는 것을 무소유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욕망이란 필요한 것을 얻으려고 힘쓰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다!“라는 최면을 걸어주는 서적과 방송출연과 강의 등 아편산업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그것을 선망하는 눈빛도 반짝거립니다. 안철수 현상도 그 중 하나로 보여집니다.

그러면 얼마나 채우면 될까요? 만족의 한계가 없는 것이 또한 욕망입니다. 문제는 채우고자 애쓰는 동안에 자유란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목표란 개인의 욕구와 자유를 제한하는 성질을 가집니다.

김연아 손연재 같은 운동선수는 금메달이라는 자기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제 멋대로 생활하면 성과가 안좋겠지요. 재수생 고시생이 당구장에 들락거리는 것도 그렇습니다. 돈과 성과와 업적이란 자유를 차압한 희생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자유를 얻을 것인가? 성과를 얻을 것인가?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

얻고자 애쓴 시간이 오래일수록 불만족과 경계심으로 인해서 그의 몸과 영혼은 지치고 병들게 됩니다. 예수님은 재물이 필요 없다고 말씀한 적도 없고 무가치하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다만 사람이 재물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

하느님을 따르고 섬기는 삶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매이지 않고 사는 삶이 자유의 삶입니다. 삶을 매이게 하는 그물은 인연입니다. 타고난 인연도 어쩔 수 없는데 스스로 짓고 만들고 움켜쥐어 생긴 인연이 바로 돈이고 재물이라는 것입니다. 인연을 지으려 애쓰지 않고 사는 삶에 자유가 있고 무소유의 삶이 됩니다.

돈이 많은 이도 “나는 자유롭다!” 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 소유의 재물이 세상의 선을 위해 쓰여 지도록 나누는 사람은 이미 자유를 누리고 사는 사람입니다. 나눔의 기부를 자주 하면서 심지어는 기부를 위해서 뭔가를 꾸미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나눔이 즐겁고 기쁨을 선물받는 것임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기부한 만큼 괴롭거나 고통받는다면 계속할리가 없겠지요. 가수 김장훈을 기부천사라고 부르는데 그가 기부하겠다고 하면서 시작한 것이 아니고 기부해온 생활이 알려진 것입니다.

십일조의 나눔을 한다면 그 만큼의 기쁨과 자유가 있습니다. 30%짜리의 기쁨도 있고 50%의 즐거움, 90%... 풀어젖힌 만큼의 자유가 있습니다. 돈 주고 생의 자유와 기쁨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소유의 삶입니다.

“재물로라도 친구를 사귀어라!”하셨습니다.

무소유의 삶 다음에는 마침내 죽음으로서 100%의 완전한 자유에 이르게 됩니다. 영생이 있다고 믿어온 자는 대자유의 세계에 들어가고 누리고, 영생은 없다고 말해온 자는 죽음을 당하고 한 줌의 흙으로 소멸됩니다. 그를 기억할 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산위의마을 아이들   사진 조현

나누고 기부하며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믿는 믿음이지만 그러나 물성적 세계에 살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는 요소들이 자유의 삶을 위협합니다. 무소유의 공동체는 자유를 억압하는 요소들을 공동체라는 구조로 해결합니다.

기도와 노동이 나를 행복하게 하도록 자신들의 협동으로 만든 물리적 시스템의 보장책을 만듭니다. 자녀교육도 역시 그렇게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농업을 제대로 못하는데도 무엇을 먹고 살까 걱정하지 않고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식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내 건강이나 노후에 대해서도 걱정한 만큼 자유를 구속하는 요소입니다. 자녀가 서른 살이 넘도록 학비에 용돈에 결혼비용까지 보장해 주어야 한다면 장애자라는 말이 되지요. 그런데도 내 자식은 다른 애들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니 좀 이상하지요.

영양과잉에 건강식품과 운동 기구가 넘쳐나게 살아왔지만 암환자도 병실도 늘어만 갑니다. 그러나 내 건강 내 노후도 내 자식이지만 내가 결정권이 없는 대상입니다. 결국 자식도 건강도 노후도 모두 내 손에서 떠나 있는 거예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걱정하는 사람들은 대책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 대안이란 것이 연금이니 보험이니 모두 돈입니다. 돈이 없어서 노후가 불행한가요? 돈이 없어서 건강이 상했을까요?

자연은 누가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태어나고 자라고 또 번식을 합니다. 스스로 되는 일에는 애써 안달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믿음이 없는 사람들이여! 무엇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까 걱정하지 말라. 저 들에 핀 꽃을 보아라. 하늘을 나는 새를 보아라...!” 예수님은 무소유의 자유를 설파하십니다.

공동생활에서는 자유를 누려야 합니다. 돈 걱정을 왜 하고 왜 돈이 있어야 합니까? 돈이 필요하다고 여길 때마다 추해지는 자아를 보도록 하십시오. 이제까지 대부분은 필요한 것을 손으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고 모두 돈으로 구입하면서 살아왔었기 때문에 몸의 센서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돈이 필요하다는 의식에서 해방되지 못합니다. 센서는 변합니다. 변화가 올 것입니다.

그냥 주어진 공동생활에 기도하고 노동하며 성실히 살면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믿읍시다. 돈은 도시생활에서 필요합니다. 돈 벌고 쓰고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이니까요. 우리는 돈 벌 일이 없고 돈 쓸 일도 없는 생활이어야 합니다. 공동체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합니다.

“식당을 지으려니 돈이 있어야 하는데...(혼자말로 지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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