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대 영외법당 홍제사 건립 불사를 이끄는 조계종 군종교구장 혜자 스님. 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조계종의 숙원사업인 군 불교 총본산 홍제사가 계룡시 신도안면 정장리에 지어진다.
군종특별교구장인 선묵 혜자 스님은 1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간담회를 열어 “스승이 시작한 군 포교사업의 백미인 육해공 3군 불교의 거점 사찰을 건립하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고 밝혔다. 그의 스승 청담 스님(1902~71)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 도선사에서 주석하면서 조계종 종정과 총무원장을 지내며 정화운동을 지휘했고, 정권 차원에서 기독교에 견줘 홀대를 받던 불교의 군 포교사업을 시작하게 했단다. 혜자 스님은 청담 스님의 막내 상좌다. 혜자 스님은 “은사 스님이 열반에 들기 직전 마지막으로 들른 것도 군 법당이었다”며 군 포교사업이 스승의 유지를 잇는 것임을 강조했다.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계룡대 영외 4만1297㎡ 부지에 들어서는 홍제사는 3층짜리 법당 건물에 1층에 공양간, 2층에 다목적홀과 군 불교 역사전시실, 어린이 법당, 3층에 법당인 대웅보전이 자리한다. 또 2층으로 지어지는 교육관엔 24개 객실과 1개의 지대방(환담을 나누는 휴식처)이 들어서 군 법사를 위한 교육과 템플스테이, 명상 등 포교와 전법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혜자 스님은 “계룡대 영내에는 군 법당 호국사가 있으나 1988년 준공된 터라 시설이 노후했고, 다른 주요 종교들은 영외 종교 시설이 있어서 타 종교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으며, 법당이 군부대 안에 있다 보니 지역민과 함께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현대식 사찰이 들어서면 3군 내 불자들이 질 높은 신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혜자 스님은 신자들을 모아 108산사순례단을 이끌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8산사순례를 하면서도 매번 가까운 군 법당을 들러서 군인들에게 총 430만개의 초코파이를 선물했다고 한다. 혜자 스님은 “홍제사가 군 포교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불자들이 공부하는 홍제사 불교대학을 신설하고, 참선·명상 등 각종 수행 프로그램과 다도·서예 등 문화 프로그램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제사는 오는 24일 기공식을 열고 건립을 시작해 2021년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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