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4대강 논의'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종단문제 풀어온 대화론자
"대전환 출발점 될 수 있을것"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대표 도법 스님(61)이 또 다시 조계종단의 위기 해결사로 나섰다. 도법 스님은 최근 종단 내홍의 핵심인 봉은사 문제와 4대강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해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9일 전격 발족시킨 화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종단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지리산에서 올라와 소방수 노릇을 하고 실상사 선방으로 돌아갔던 그였다.
이날 서울 견지동 총무원에서 만난 도법 스님은 “종단의 희망이 밝지만 않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종단문제를 소닭보듯 해왔는데, 화쟁위는 권력이나 자리를 다투거나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싸움을 말리는 일을 하기에 희망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성격 급한 스님들이 적지 않은 불교계에서 대표적인 대화론자다. 무엇이든 이야기 못할 게 없고, 하나하나 얘기하다보면 풀어지지 않는 문제가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 더구나 이번에 화쟁위 부위원장인 원택 스님이나 성태용 우리는선우 대표, 실무위원장인 법안 스님 등도 조근조근한 대화에서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인물들이다. 총무원 하늘에 드리운 내홍의 먹구름이 단번에 걷힌 듯한 기류가 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도법 스님은 조급하지 않다.
“봉은사 문제는 봉은사의 총무원 직영을 두고 양쪽이 심각하게 충돌하고 있다. 직영사찰을 하는 것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면 장단점이 나올 것이고, 이를 토대로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살려내는 쪽으로 논의를 모의가다보변 양쪽이 만족하지 않더라도 객관적인 제3자는 ‘그 정도면 수용할 수 있겠다’는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법 스님은 일단 직영과 인사 등 종단 내 권한을 쥔 자승 총무원장이 이를 대폭 양보하고 화쟁의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원로회의와 본사 주지모임을 비롯한 모든 종단 내 모임이 강경 대응으로 가자고 하는데도 총무원장 스님이 대단한 인내력을 발휘해 시민사회의 충고를 진지하게 귀를 열고 들어주고 대화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나선 것은 크게 평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교단체들이 총무원과 봉은사와 함께 연 토론회에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한국 불교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바람직한 결론이 나온다면 직영여부나 주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다’도 말한 것도 획기적인 발언”이라며 “이번 사태가 한국불교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4대강 문제’를 언급하며 “애초 거론되던 수경 스님이 화쟁위에 들어오지않은 것도 화쟁위는 어느 한편에서 사안을 다루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보존과 개발이라는 두 개의 극단에서 벗어나 연기 중도적 사유방식으로 해결점을 찾아나서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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