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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조현이만난사람

차별 맞선 ‘불심의 핵’ 정부비판 촌철살인

등록 2008-09-12 13:46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불교대중 총의 모아 대응지침 내려 대통령과 동향 · 어창장은 ‘후배’로 “공평무사하게 처리하면 말이없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76) 스님은 정부를 향해 종교차별 시정을 요구하고 있는 불교계의 좌장이다. 그는 이번 기회에 다시는 종교차별이 없도록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부) 대중들의 총의를 모으면서도 대표적 불교학자다운 현학적 표현으로 ‘지침’을 내려주고 있다. 요즘 그의 한마디와 일거수일투족에 불교계뿐 아니라 청와대와 어청수 경찰청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무원 건물 대형 펼침막에 쓰인 ‘인평불어 수평불류(人平不語 水平不流)’도 그가 창안한 법어다. 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하면 사람도 말이 없고, 물도 평탄함을 만나면 흐르지 않고 조용히 머물게 된다며 종교에서 공평무사함을 잃은 공직자들을 꼬집은 말이다. 그가 11일 서울 견지동 총무원청사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식사를 했다. 그는 원래 지정된 ‘총무원장석’을 놔두고 젊은 기자들이 둘러앉아 있는 식탁으로 내려올 만큼 허심탄회했다. 그는 전날 ‘대구·경북지역 불교지도자 간담회’가 열린 대구 동화사까지 내려와 외면당했던 어 청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1993년 해인사 주지로 있을 때 합천경찰서장으로 어 청장이 초임 발령을 받아 왔다. 1980년대 동국대 총장을 지낸 그에게 어 청장은 ‘동국대 출신’이고 정각원(동국대 내 법당)에서 공부도 했다고 자신을 소개해 ‘후배’로 여기고, 해인사에서 몇차례 식사도 함께한 사이라는 것이다. 지관 스님의 각별한 인연은 어 청장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은 동향인 포항 출신이다. 이 의원은 동향 선배의 도움을 기대하며 대선 전 지관 스님을 각별하게 찾아다녔다. 지관 스님은 “나도 이 대통령을 찍어줬다”고 했다. 그러나 불교계는 이 의원에 대해 어 청장을 옹호하고 (불교계에 대한) 대통령 사과 불가 분위기를 이끌고, 포항 기독교화 운동의 주역인 정장식 포항시장을 공무원교육원장으로 임명하게 한 주역으로 성토하고 있다. 그런 인연에 대한 불심과 정면으로 맞서는 형국이 곤혹스럽지 않을 리 없다. 그럼에도 그는 이날 식사자리에서 고사성어로 그의 관점을 일목요연하게 내보여주었다. “재공자취리불공즉법난(在公者取利不公則法亂) 재사자이사취리즉사난(在私者以詐取利則事亂) 사난즉인사불평(事亂則人事不平) 법난즉민원불복(法亂則民怨不服)”(공직에 있는 자가 이익을 취함에 공평하지 못하면 법이 어지러워지고, 개인들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면 일이 얽혀 어지러워진다. 일이 복잡해지면 인사가 불공평해지고, 법이 어지러워지면 백성들이 원망하고 복종하지 않는다.) 이 말은 그가 마치 오늘의 사태를 예견하듯 신년 시무식에서 한 말이기도 하다. 지관 스님은 당시 “공(公)과 사(私)를 분명히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넓은 인간미가 있어야 하지만 공적 자세에서는 바늘 끝도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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