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휴심정 조현이만난사람

이영훈 목사, 일희일비 말라

등록 2015-01-16 10:28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간담회‘전국 교회 예산 1% 통일기금’ 제안도

“남은 북에 비해 ‘슈퍼갑’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북쪽의 말 한마디에 발끈하지 말고, 대인답게 통 큰 양보도 해야 한다.”

진보계 인사의 발언이 아니다. 보수 기독교를 대변해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자,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사진) 목사가 15일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한기총은 역대 여권의 원군 노릇을 도맡아 정권의 대우도 받았지만, 대표회장 돈 선거 등으로 인해 해체운동이 벌어질 만큼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인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조용기 목사와 그 가족들의 비리로 위세만큼이나 구설에 올랐던 곳이다.

하지만 이런 배경과 한계 속에서 나온 이 목사는 출발 때부터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 9월 대표회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힘있는 사람이 양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그동안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의 비리, 노골적인 권교유착과 극우적 행보 등으로 높아진 반기독교 정서를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거나 그가 원래 조 목사와는 다른 류의 목회자라는 분석도 있다. 더구나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실상 호남 출신 및 중산층 이하 신도가 주류인데도 그동안 우익집회에 들러리를 선 데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이 목사가 “한국기독교는 섬김의 종교이니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철저히 낮아져 이웃을 섬김으로써 존경 받고 칭찬 받는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고도 말했다. 세월호 사건 직후인 지난해 5월부터 3차례에 걸쳐 1천여명씩의 신자들과 함께 안산의 보성재래시장로 장보기를 다닌 것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실천 행보였다.

지난해 말 북쪽의 반발을 불러온 강화도 애기봉에 성탄트리 점등을 하지 않기로 해 갈등의 불씨를 잠재웠던 이 목사는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북을 자극해서 도움이 될 게 없다”면서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 대화 및 통일에 대해 “꼭 조건부로 시소게임을 하거나 일희일비하며 맞대응하지 말고, 대폭 양보해 대화를 열어야 할 것”이라며 “민간교류를 활성화해 북에 가고 싶어하는 이들은 모두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전국 교회에 교회 예산의 1%씩을 모아 통일기금을 만들자는 제안도 했다. 그는 “해방 전 북에 3500개나 되던 교회가 2곳만 남았는데, 전국 5만5천교회가 통일을 준비해야 교회를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올해부터 예산 1%씩을 통일기금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휴심정 많이 보는 기사

두번째 화살을 맞지않으려면 1.

두번째 화살을 맞지않으려면

홀로된 자로서 담대하게 서라 2.

홀로된 자로서 담대하게 서라

착한 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3.

착한 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천도재도, 대입합격기도도 없는 사자암의 향봉스님 4.

천도재도, 대입합격기도도 없는 사자암의 향봉스님

고통이 바로 성장의 동력이다 5.

고통이 바로 성장의 동력이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