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암동 마음공부학사 앞에서 학사생들과 대화하는 김제원 교무
서울 성북동 안암동4가에 있는 원불교안암교당이 최근 마음공부 학사를 열었다. 마음공부학사는 오직 성적과 스펙만 쌓기 위해 달려와 내면은 허약하기 그지없는 엘리트교육의 헛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생들의 마음의 근육을 키워주기 위해 연 집이다.
고려대 옆 교당에서 많은 명문대생들을 접하며 한국사회에서 이런 학사가 절실하다고 느낀 김제원(47) 교무의 꿈이 드디어 현실화한 것이다. 그러나 시작은 미약하기 그지없다. 고층건물이 즐비한 서울에서 방 셋과 거실이 전부인 낡은 한옥 전세집이다. 지난 3년 동안 학사건립을 위해 바자회를 하고, 성금을 모은 돈이 1억4천여만원. 서울에서 학사를 짓기엔 엄두를 낼 수 없는 돈이었다. 하지만 김 교무는 포기하지않았다. 이렇게라도 시작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옥전셋집에선 다수의 남학생이 거주하는 것도 마뜩하게 여기지않아 우선 20~30대 여성 4명을 학사생으로 받았다. 대학원생과 직장인이 둘씩인 이들은 학교와 직장에서 돌와와 함께 생활하면서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인근 교당에서 김 교무와 함께 좌선으로 아침을 열고, 틈나는대로 김 교무로부터 ‘마음 지도’를 받게 된다.
김 교무는 “낡은 한옥에서 일단 문을 열었지만 젊은이들이 세속적 성공만이 아니라 세상과 자신을 위해 사람다운 사람이 되도록 돕는 학사를 만들어가려는 꿈이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면서 “앞으로 남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젊은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기숙하면서 진정한 삶을 체화할 수 있게 하는 삶터이자 교육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