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26일 사찰문화재에 대한 정부·여당을 비롯한 국민적 인식 전환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나섰다.
부처님오신날(5월10일)을 맞아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석가탑 점등식으로 시작되는 올해 봉축행사와 의미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자승 스님은 지난해말 템플스테이 예산이 삭감된 정부·여당의 예산이 날치기 통과된 뒤 정부·여당관계자들의 조계종 사찰 출입금지가 최근 해제된 데 대해 “여전히 정치인에 대해 의전은 하지않고, 행사에 초청도 하지않는 등 조계종단의 기본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비문중으로서 사찰에 드나드는 것 자체를 시비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면서 “다만 (예산안 통과 뒤) 100일 동안 사찰 출입조차 통제한 것은 불교계가 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 정부·여당이 이를 교란시키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초 문화재에 대한 정부·여당의 천박한 인식이 바뀌지않는 한 대화하지않는다’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전통문화재특위를 만들어 문화재를 다루고, 대통령이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문화재를 소중히 하겠다는 얘기를 했으니, 인식이 전환되는 만큼 유연해진 것”이라면서 “인식전환의 진정성과 책임성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사찰 문화재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에 대해선 여전히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않았다. 템플스테이에 2010년 185억 원이 지원돼 614억 원의 관광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외국인들이 체험을 통해 한국 문화를 가장 강렬하게 느낄 수있다고 하는데도, 타종교나 사회단체의 항의에 대해 정부·여당이 답을 못하며 쩔쩔맸다는 것이다. 그는 “국익에 도움이 되면 떳떳하게 설득해 당당하게 지원하라”면서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아예 문화재 지정을 해지하라“고 요구했다.
자승 스님은 이와함께 국민적 인식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외국에서 가서는는 1만-2만원의 입장료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1천700년 역사의 ‘문화재 사찰 입장료’로 1천~4천원 정도 내는 것도 비싸다고 하는 것은 우리 것을 폄하하는 사고 방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승 스님은 올해 자신이 추진해온 ‘자성과 쇄신 운동’의 취지로 돌아와 ”이런 현상들은 누구의 탓이 아니 불교계의 살아온 모습이 국민의 신뢰를 못받아서 정치권의 홀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오는 3일 소록도로 한센병환우들을 방문하기로 한 것이나 올해 봉축행사에 대통령 메시지 발표나 정치인 초청을 제외한 대신 다문화 가정 등 소외된 이웃과 이웃종교인들을 초청해 함께 하기로 한 것도 자성과 쇄신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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