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설]<5> 인도 요가 수행자 칫다다
인간에겐 소유권이 없다, 관리할 수 있을뿐
대부분 사랑이라고 믿는 것이 사실은 집착
23일 오후 7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성당에서 생명평화결사와 <한겨레>가 주최한 ‘무소유의 길을 묻다’ 즉문즉설에선 인도 아난다 마르가 요가수행자 칫다다(63)가 나섰다.
미국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원을 하다가 출가해 개인과 사회개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아난다 마르가에 출가한 그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문제점들을 통렬히 파헤치며 대안을 제시했다. 또 200여 명의 청중들은 마음과 의식과 죽음 등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었고, 그는 ‘마음의 과학’이란 요가의 수행자답게 의식세계와 사후 세계, 업장 해소법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큰 박수를 받았다.
끝없는 행복으로 가는 길…대안은 ‘진보의 활용’
-아난다 마르가가 무엇인가.
“‘아난다’는 범어로 ‘지복’ 즉 ‘끝이 없는 행복’이란 뜻이고, ‘마르가’는 ‘길’이란 의미다. ‘무한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아난다 마르가는 그 길을 어떻게 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 단체다. 우리에겐 몸과 마음과 진여자성(불성·하느님·아트만·참나)이 있다. 이 셋을 과학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으로 잘 육성하고 발전시켜 개인을 완성하고 이상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나아가는 단체가 아난다 마르가다.”
-<건강한 경제 모델, 프라우트가 온다>는 저서를 냈던데, 프라우트가 뭔가.
“그 책은 아난다 마르가를 창시한 스승 사카르의 사회개혁 이론을 한 권으로 정리한 것이다. 프라우트는 프로그레시브(진보)와 유틸리티(활용)의 합성어다. ‘진보의 활용’으로 볼 수 있다. 이상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만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 식물까지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정치 경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프라우트다.”
-왜 주황색 옷을 입는가.
“이 주황색이 상징하는 것은 자기를 태워 사회를 위해 살겠다는 것이다. 모자는 겨울에 열 발산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죽어서도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이 천을 펴서 주검을 싸서 화장을 하도록 돼있다."
-왜 아난다 마르가 수행자들은 수염을 기르는가.
“요가 수행자들은 열을 컨트롤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배꼽 부분(단전)이 차면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한다. 털이 있는 곳들은 열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공부를 깊이 하다보면 몸에 민감해지는데, 수염이 열을 컨트롤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정작 아난다 마르가의 스승 사카르는 수염을 깎지 않았는가.
“그는 세상에 나와 살았다. 세상의 중심은 가정이다. 가정과 사회를 가꾸면서 동시에 수행하는 삶이 바람직하다. 그는 가정을 갖고 수염을 깎고 평범하게 살았다. ”
야후의 시이오와 초임자의 임금 격차가 무려 3만 배
-사카르는 어떤 분이었나.
“그분의 본래 이름은 아난다 무르티(‘지복의 화신’이라는 뜻)다. 1921년 태어났다. 그분에게 스승이 없었다. 아난다 마르가란 단체나 수행복들을 7살 때 구상했다고 한다. 캘커타에서 대학을 다니던 19살 때부터 제자들을 기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분이 뭐든지 안다고 생각한다. 정신 수행을 통해 의식이 무한히 확장되면 모든 게 이 마음에 들어와 있으니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분은 자본주의가 끝이 날 때 즈음 여성이 남성과 동등해지고, 환경이 급격히 변화되고, 지구축이 변화되고, 인간 의식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했다. ”
-왜 미국에서 공부한 경제학박사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반대자가 되었나.
“아난다 무르티는 프라우트경제학을 통해 자본주의에선 경제 공황이 주기적으로 올 수밖에 없고, 결국 붕괴 된다고 했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효용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기주의의 극대화가 목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남을 효과적으로 착취할 수 있는가에 따라 이익이 달라진다. 내가 배운 경제학은 착취 방법이었다. ”
-그런다고 자본주의가 무너지겠는가.
“내가 보는 관점으로는 경제 공황은 이미 시작됐다. 문제들이 빠른 속도로 농축되고 심화 되면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지경이다. 가장 큰 문제는 부의 극단적인 편중이다. 1997년 ‘자본주의 종말’이 이슈가 됐을 때도 최고 연봉을 받는 이와 저연봉 임금자의 차이가 1780배였다. 그런데 2006년엔 야후의 시이오와 야후 초임자의 임금 격차가 무려 3만 배에 이르렀다.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사회에서 가장 많이 가진자가 적게 가진 자보다 다섯 배를 더 갖게 되면 사회가 불안해진다고 했다.
부가 양극화되면 재분배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런 고소득자가 자동차나 텔레비전이나 냉장고를 100대, 천 대씩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시장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요가 늘어야 실물시장이 커지고, 고용이 이루어지는데, 그런 고소득자층은 그런데 돈을 쓰는 게 아니라 투기수요만 창출한다.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서도 더 돈을 빌려쓰는 것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투기를 위해서다. 돈을 많이 가진 이들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않으면서 화폐도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다. 그러면 대공황이 온다. ”
경제가 성장한다고? 경제성장률 정확히 보자
-그러나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 않은가.
“경제성장률을 정확히 보자. GNP가 5% 성장했다고 치자. 잘나가는 대기업의 성장률은 연 10%가 넘는다. 평균이 5%가 되려면 어느쪽이 5% 마이너스가 있어야 한다. 농부의 경우를 보자 2000년에 나락 한 가마니에 16만 원에 수매를 받아주던 것이 12만4천 원까지 내려갔다. 명목가치로도 25% 떨어졌다. 그런데 생활물가는 2배 이상 뛰었다. 10년 복리를 따져보라. 논농사 짓는 농부의 소득은 65%가 줄어든 것이다.
또 20대들을 보자. 지금은 대학생 평균 졸업 연도가 6년 반이나 된다. 옛날엔 데모만 했어도 4학년 2학기 되면 취직을 하곤 했다. 그런데 6~7년 공부를 하고 토익 점수가 900점을 넘어도 취직이 어렵다. 10여 년 전 선배들보다 공부도 더 열심히 했고, 실제 실력이 더 나은데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다. 대학생들이 취직만 어려운 게 아니고 그 긴 시간 학업을 지탱하면서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소개소에 첫 임금의 50%를 주는데, 소개소에선 과외교사 리스트를 갖고 있으면서, 소개비를 또 챙기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3개월마다 ‘더 나은 선생님이 있다’면서 바꾸도록 해 학생들이 너무 힘들다고 들었다. 예전에 4년 공부하고 취직해 월급 받던 것과 달리 6~7년 공부하고도 부모에게 돈을 타다 쓴다면 분명한 마이너스다.
또 대기업은 신개발에 투자하기보다는 조그만 수익이 있는 분야까지 진출해 자영업자의 목을 조른다. 편의점과 자동자정비소까지 장악한다. 그러면 그때까지 쌓아온 권리금까지 잃게 돼 기회비용 상실분까지 마이너스가 된다. 몇몇 대기업들에겐 좋을지 모르지만, 농민, 자영업자, 구직 젊은이들에겐 모두 대공황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미국 고기만 생산해 교환하는 체제는 위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프라우트는 원칙을 정해놓고 있다. 소득과 부의 편중을 막기 위해 전체 합의를 통해 소득의 상한선을 정한다. 지금처럼 최저생계층과 최고소득자의 격차가 6만 배에 이르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최대 1천 배라든지 이런 식으로 상한을 정한다. 대신 최저생계비는 계속 올려서 격차를 줄여간다. 그것이 프라우트의 원리다. 또 인류의 지적 자산을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도록 하는데 사용하도록 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정부가 생계를 유지하도록 돕고, 나머지에겐 일할 기회를 줘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프라우트는 근간을 유지하는 전기와 철도 수도 항만 등 기간산업을 민영화해서는 안되고, 공기업은 매출 마이너스 비용이 제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기간산업이 수익을 내면 다른 산업의 비용을 증대시킨다. 기간산업은 도덕성과 행정력이 겸비한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본다. 농업과 중소기업들은 협동조합 체제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의 울산에선 자동차만 만들고 미국의 농촌에선 고기와 밀만을 생산해 서로 교환하는 체제는 위험하다. 교환이 안되면 경제가 금방 무너질 수 있다.
올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기상 기록의 대부분이 올해 갱신됐다고 한다. 그만큼 기상 이변이 극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심화 되면 추수기나 개화기에 얼어붙을 수도 있다. 지금 벌이 다 없어지고 있는데 기상 이변이 자연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심각한 문제다. 비상시에 농산물 확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지금 국제 경제를 유지하는 달러화의 대체통화가 나오기 전에 달러와 교환에 문제가 생기면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인도 서벵갈에서 기근으로 20%의 수확량이 줄어든 적이 있다. 이때 상황을 연구한 인도 경제학자 아미르티아 센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기근이 발생했지만 나눠 먹으면 아사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한쪽에서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무려 200만 명이 굶어 죽었다. 가격은 뛰고 가난한 사람들은 식량을 확보할 수 없었다.”
자본주의와 결탁한 인간중심주의가 인간과 자연 착취
-어떻게 무소유할 수 있는가.
“이 우주는 그분(참나·하느님)의 염파다. 모든 것은 그분 안에서 나왔다. 개인 소유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 그분 것이고, 내 것이라는 것은 없다. 내 것이라는 게 있다면 그것은 에고뿐이다. 그것을 바칠 때 그분과 하나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소유권이 없다. 우리는 관리를 잘해야 한다. 동물과 식물도 생각해가며 관리자로서 같이 잘 살아야 한다. 그런데 인간이 식물도 동물도 인간도 그분에게 제대로 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모두가 그분의 창조물이므로 그분에게 가는 여정을 보살펴줘야 하는데 인간의 높은 지성이 이기적인 목적에만 사용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결탁해 인간중심주의로 인간들을 착취하고, 자연까지 착취하고 있다. 지금 사회는 착취가 지배하는 사회다. 하지만 인간의 높은 지성이 다른 자연과 동물과 인간을 돌보면서 같이 가는 것을 아난다 마르가의 스승 사카르는 네오휴머니즘이라고 했다.”
믿음으로 천국가는 게 아니라 자기 내면세계로
-아난다 마르가는 어떻게 수행하는가.
“지금의 종교들은 믿음을 통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하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자기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마음자리를 넘어서 신성의 자리를 중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믿음이 아니고 ‘마음의 과학’이다. 마음의 과학은 몸과 마음, 영혼(아트만)을 다룬다. 영혼은 원래 순수하고 완전해 따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 몸과 마음이 중요하다. 몸의 세포는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 몸을 잘 다스려야 하나된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
나도 만학을 해서 40대에 온갖 성인병을 다 갖고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고기와 생선을 안 먹으면 밥을 못 먹었다. 약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런데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고 이곳저곳을 찾던 끝에 아난다 마르가를 만났다. 아난다 마르가는 채식을 한다. 아난다 마르가는 한 달에 네 번 단식을 한다. 그런데 의사는 약을 끊으면 죽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1년 만에 약을 끊었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약을 한 번도 먹지 않고 잘 살고 있다.
마음의 과학은 마음이 생각하는대로 이뤄진다는 것
단식과 요가가 중요하다. 요가를 하는 것은 몸의 유연성을 돕는 것도 있지만 인간의 호르몬 체계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인간에겐 욕심과 두려움, 화같은 동물적 성향이 있는데 그것은 낮은 호르몬이 과대 분비되기 때문에 나온다. 사랑, 깨달음, 자유 같은 경지를 느끼기 위해선 동물적인 성향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아니라 높은 차원의 호르몬이 나와야 한다. 채식을 하지 않고 높은 차원으로 가기는 어렵다. 요가를 통해 호르몬 체계가 조정되면 동물적인 것을 지향하는 성향이 줄어들게 되고 절대자유와 절대사랑 등 무한한 것을 추구하게 된다.
마음의 과학은 마음이 생각하는대로 이뤄진다고 한다. 생각은 파동이다. 파동으로 들어가면 바뀌게 된다. 마음의 과학으로 보면 일체유심조(일체가 마음이 만든 것)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우리 인생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것보다 마음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집중하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목적이 좋지 않은 것이면 위험하다. 그래서 그 목적이 좋지 않으면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위해 무엇이든지 희생시킬 수 있다.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빛과 사랑의 세계다. 불교에서 말하는 아미타불의 ‘아’는 ‘아니다’는 뜻이고, ‘미타’는 ‘끝’이라는 뜻으로 ‘끝이 없는 빛’이라는 뜻이다. 우주가 무량한 빛으로 가득 차 들어가는 궁극의 자리가 사랑이다. 대부분은 사랑이라고 하지만 집착이다. 사랑은 제한된 대상과만 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는 신과 사랑할 수밖에 없다. ”
긍정적인 마음 에너지는 암의 파동도 바꿔버릴 수 있어
-마음의 파동으로 병도 나을 수 있는가.
=마음으로 육신적인 파동을 바꿀 수 있다. 참나에게 의지하는 그런 에너지는 가장 파워풀하다. 그러므로 참나, 즉 하느님에게 의지하는 게 가장 빠르다. 정신에너지가 나와 물질화한다. 긍정적인 마음 에너지가 암의 파동도 바꿔버릴 수 있다. 생각을 가장 높은 차원으로 가져갈 때 가장 빨리 좋아질 수 있다. 이렇게 해주라 저렇게 해주라고 기도하는 것은 하수다. 지고의 분에게 ‘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의지할 때, 그런 절대 긍정의 마음이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하면서 그분의 뜻대로 죽을 수도 있는 거지요.
“모든 것이 완벽히 이뤄진다는 생각이 될 때가 신을 완전히 아는 상태다. 그분은 완벽하다. 모든 것은 더 완벽하고 자유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가를 아는 게 바른 삶이다. 오늘 지구가 무너진다고 해도 거기엔 완벽한 이치가 있다. ”
‘나만 배고프다’는 분별 때문에 배고픔에다가 괴로움 증폭
-요가에선 우리 의식을 어떻게 이뤄져 있다고 보는가.
“의식과 잠재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눈다. 먼저 의식은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사용하는 것이다. 동물과 같다. 배고프면 먹어야 한다. 의식층은 밖에 있는 것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기 때문에 거칠다. 평화로울 수 없다. 두 번째 잠재의식은 배워서 아는 교육과 지식층이고, 종교의 층이다. 잠재의식에 따라 의식의 본능을 컨트롤하게 된다. 나다 너다 하는 분별이 분명한 에고층이기도 하다. 개는 배가 아프면 보름씩 단식할 수 있다. 그때 단지 배고픔만 느낀다. 하지만 사람은 다른 사람은 다 배부르게 먹는데 ‘나만 배고프다’는 분별 때문에 배고픔에다가 괴로움이 더 증폭된다. 반대로 기쁨도 더 배가될 수 있다. 잠재의식층을 움직이는 것은 단전이다. 단전을 컨트롤하면 희로애락애오욕을 조절할 수 있다.
무의식은 기도나 은총, 명상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초능력층이고 지혜의 층이고 사랑의 층이다. 이를 체험하면 진정한 의미로 거듭나게 된다. 영적 각성이 이뤄진다. 과학자나 성직자나 예술가들이 경험하는 층이다. 무의식층에서 의식이 더 확장되면 물질계의 상과 무상에 대해 알게 돼 집착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 무집착층이다. 그것은 가슴과 관계가 있다. 가슴 차크라가 열릴 때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사랑이 생긴다. 세상 모든 창조물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오늘 좋다가 내일은 이혼할 수도 있다. 어제처럼 오늘도 해줄 것으로 기대하기에 실망하는 것이다. 똑같을 것이란 기대와 집착 때문에 괴롭다. 인간관계는 자유로운 것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변하기에 하나도 집착할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모든 창조물, 물질계를 아는 층이 불교의 십지보살과 같다.”
죽으면 무의식층만 몸 떠나…업장도 태울 수 있어
-요가에선 죽으면 의식이 어떻게 된다고 보는가.
“죽으면 의식과 잠재의식은 관여하지 않는다. 무의식층만이 몸을 떠나게 된다. 의식과 잠재의식은 어떤 것을 보면 좋네 나쁘네 분별을 짓고 미워하고 좋아하며 에고를 형성한다. 마음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개입돼 마음을 왜곡시킨다. 그런 마음이 무의식의 무집착층에 보관된다. 불교적으로 보면 업장층이다. 거기엔 이번 생만이 아니라 과거 생까지 기록돼 있다. 카르마다. 그래서 자기가 원하는 그대로 거기에 맞는 몸을 받는다. 그래서 자기 인생을 자기가 만든다고 한 것이다. 누구를 탓할 게 없다. 자기가 만든 것을 자기가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죽으면 지난 생의 총결산을 가지고 떠나는 마음이 거기에 맞는 몸을 받을 수도 있고, 상당한 기간을 지나서야 몸을 받을 수도 있다. ”
-업장이 많으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잘못 했으면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업장을 태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무의식층이 육체와 분리되었을 때 업장을 태우는 게 가능하다. 무의식층이 육체와 분리되는 게 죽음이다. 또 삼매 상태로 들어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종교적인 은총에 의해서도 업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믿고 신뢰하는 분에 모든 것을 맡기면서 마음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인간에겐 자유의지가 있다.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자유의지에 달려있다.”
글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서영남 전 수사, 즉문즉설 마지막 강연
오는 28일 오후 4시 마지막 즉문즉설에 나설 강연자는 서영남(56) ‘민들레 국수집’(http://community.hani.co.kr/board/view.html?uid=239810&cline=64&board_id=cm_together1&cline=60) 대표다. 서 대표는 1976년 가톨릭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한 수사로서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니다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출소자들과 함께 살았다. 그는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지난 2000년 25년의 수사 생활을 뒤로하고 환속했다.
출소자 공동체 ‘겨자씨의 집’을 만들어 형제들과 지내던 중 2003년 만우절에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식당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다. 이어 노숙인들이 쉴 수 있는 ‘민들레 쉼터’와 노숙인 문화센터인 ‘민들레희망지원센터’, 어린이들을 위한 ‘민들레 꿈 공부방’, 어린이 무료식당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을 잇따라 열었다.
8년째 한결같이 매주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민들레 국수집을 운영하는 그는 한 달에 두 차례는 그가 호박이 덩굴째 굴러들어왔다면서 큰 호박으로 부르는 아내 베로니카와 작은 호박으로 일컫는 딸 모니카와 함께 전국의 교도소에 있는 장기수, 무기수 등을 방문하고 있다.
즉문즉설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해 질문할 수 있다. 이번 즉문즉설 장소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8-17 홍대 앞(상수역 1번 출구에서 도보 3분) ‘클럽 500’(02-338-3452)이다. 즉문즉설이 끝난 뒤 생명평화잔치와 장터가 펼쳐진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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