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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조현이만난사람

조계종 계파간 화해의 신호탄

등록 2009-07-08 15:05

    

 

 

조계종의 유일한 종립대학인 동국대 이사장에 정련(67) 스님이 선임됐다. 동국대 재단은 이사진들이 계파별로 재단비리, 신정아 사건 등을 두고 지난한 파벌다툼을 벌여온 곳이다.

 정련 스님은 4년 전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현 지관 스님과 박빙의 대결을 벌였던 후보자였다. 그 후보가 사실상 지관 스님의 ‘추인’을 얻어 동국대 이사장에 취임하게 됐다. 이로써 학교에 오히려 ‘짐’이 되었던 재단이 안정됨과 동시에 오는 10월 치러질 예정인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련 스님의 이사장 옹립을 종단내 여야간 타협과 화해의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정련 스님은 6일 지관 총무원장을 찾아 오는 21일 이사장 취임식에 와서 좋은 말씀을 해줄 것을 부탁했고, 지관 스님이 이를 수락한 것에서도 화해의 분위기가 풍겨나고 있다.

 조계종이 4년 임기의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고, 정련 스님이 지난 선거의 후보자여서 이런 ‘정치적’ 해석이 나오긴 하지만, 수행력과 행정력을 겸비한 그가 동국대 이사장으로서 적임자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지난 총무원장 선거에도 일부 계파의 추대에 의해 출마하긴 했지만 그는 ‘정치’보다는 ‘전통적 스님’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인물이어서 계파를 초월해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정련 스님은 부산 서구 서대신동 구덕체육관 뒤편 구덕산에 1972년 천막법당을 열어 오늘날 부산의 대표적 사찰이 된 내원정사를 키워낸 장본인이다. 그는 또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유치원을 만들고, 불교계 최초의 재활치료병원과 중증 장애인 치료시설을 거제도에 세웠다. 39년 동안 구덕산에 매년 2000~1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온 그는 최근엔 내원정사 뒤편에 숲속자연체험장을 열어 부산시민에게 개방했다.

 열여섯살에 출가해 소를 치고 밭일을 하면서 수행해온 생활이 몸에 밴 그는 새벽 3시30분이면 부산 내원정사에서 예불을 드리고 6시30분엔 거제도 반야원에서 장애아들과 아침공양을 함께하는 등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행보로 일명 ‘도깨비 스님’으로도 불린다. 그처럼 많은 일을 하면서도 그는 처음 시작한 일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10여개의 복지사업을 하나같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그는 1999년 조계종 총무원장을 맡았을 때도 손수 모든 일을 챙겨 주먹구구였던 종무행정을 반석에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 로스쿨 지정에도 탈락되는 등 ‘미션 스쿨’인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에 비해 제 위상을 찾지 못한 종립대학을 격상시켜줄 것이란 기대가 그에게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3일 합천 해인사로 인사차 찾은 그에게 법전 종정도 “불교를 알고 싶은 전세계인들이 동국대로 올 만한 학교를 만들라”고 당부했다. 정련 스님도 당분간 몇개월은 동국대에 상주하면서 학교를 반석에 올릴 일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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